'5900원→0원' 배당 S-Oil…고유가 타고 '배당주' 부활할까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4.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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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0원→0원' 배당 S-Oil…고유가 타고 '배당주' 부활할까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 개인 투자자들이 대표 정유사인 S-Oil (61,100원 ▼1,100 -1.77%)에 관심을 쏟는다. 한때 대규모 영업적자로 '배당금 0원'을 지급했던 S-Oil이 고유가 시대에 실적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S-Oil의 호실적을 예상하며 배당금 상향도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5일 S-Oil은 전 거래일 대비 1100원(1.09%) 하락한 9만9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Oil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대비 20% 가까이 올랐다.



한때 S-Oil은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불렸다. 정유사들의 호황기였던 2017년엔 연간 영업이익 1조3733억원을 기록했고 주당 5900원(시가배당률 4.7%)를 지급했다.

이후 업황 악화로 2020년엔 배당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유가 하락으로 정유 부문 실적 악화됐기 때문이다. S-Oil 전체 매출액의 73.5%가 정유 부문에서 발생하는데 영업적자 1조7040억원이 발생한 것이다. 거기에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급감도 영향을 줬다. 2020년 S-Oil의 연간 영업적자는 1조991억원을 기록하며 결산 배당금 '0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며 실적 회복을 보였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가격 등을 뺀 값으로 배럴당 4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인식된다. 국내 정유업체 정제마진 추정에 사용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2020년 5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2021년 4월 배럴당 3달러선 회복, 지난해 말(12월31일)엔 배럴당 7.73달러를 기록했다.

재고자산수익도 개선됐다. S-Oil은 원유 등의 재고자산 관리가 수익성의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연간 매출액을 평균재고자산으로 나눈 재고자산회전율은 2020년 6.4회에서 지난해 8.6회로 증가했다. 보통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을수록 상품이 빨리 판매돼 수익성이 높다고 해석된다. 정유업계 호황기였던 2016년과 2017년의 재고자산회전율은 각각 7회, 7.2회다.

'5900원→0원' 배당 S-Oil…고유가 타고 '배당주' 부활할까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배당 커지나?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지금 투자자들은 S-Oil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제유가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S-Oil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01.84달러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도 S-Oil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평균 전망치(컨센서스) 9874억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정유 부문에서의 영업이익 증가가 실적을 이끈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S-Oil을 보는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간 S-Oil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골드만삭스는 S-Oil에 대한 투자의견을 '8만원 매도'에서 '13만원 매수'로 바꿨다. 디젤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실적이 좋아지면 배당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S-Oil의 주당 배당금은 1000원으로 시가배당율 1%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확산세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 등으로 연간 실적도 좋아지고 올해 연간 배당 기대도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부문의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유가 상승,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 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 등의 공급 차질, 중국 수출 제한으로 역내 석유제품의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낮은 글로벌 석유제품 재고, 팬데믹 완화로 인한 수요 회복, 중국 수출 제한에 따른 역내 공급 감소 등으로 올해 정제마진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정유 호황에 따른 연간 최대 실적이 예상되며 배당 기대감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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