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효과 확인, 내년 주총시즌 더 달아오른다 - 유안타證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2.04.0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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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유안타증권은 5일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 △감사선임 주주제안의 증가 △일부 기업들의 황금낙하산 규정 도입 등이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또 '3%룰'로 인해 내년 주총시즌에 소액주주와 지배주주간 표 대결이 더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황금낙하산 도입은 소액주주의 의결권 방치가 드러난 영향으로 풀이했다.



최남곤 연구원은 "이번 주총에서 가장 화제가 된 기업은 에스엠 (86,200원 ▲800 +0.94%)으로 감사선임 안건을 놓고 사측과 얼라인파트너스간 주총 표 대결이 펼쳐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곽준호 감사후보가 선임됐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2019년 KB자산운용 측에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에스엠에서 수취하는 인세는 소액주주와 이해상충 관계에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라이크기획과 에스엠에 주주서한을 보냈다가 회사로부터 거부당한 후 무려 3년만에 변화의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했다.



또 "사조오양 (8,610원 ▲30 +0.35%)의 경우에도 소액주주 입장을 대변한 차파트너스가 내세운 감사위원이 선임됐다"며 "2019년 9월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산업 (38,400원 ▼100 -0.26%) 주총에서 소액주주가 내세운 감사위원 후보의 선임이 실패했던 전적을 고려하면 상당한 진전을 이뤄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소액주주 승리의 비결은 감사위원 선임에 적용되는 '3%룰'에 있었다"며 "3%룰은 상법상 감사나 감사위원 선임시 지배주주는 의결권 있는 주식의 최대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으로 에스엠은 이수만 최대주주가 보유한 18.5% 지분 중 3%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됐고 사조오양의 경우는 사조대림이 보유한 60.53% 중 3%의 의결권만 인정됐다"고 했다.

이어 "사조오양 감사위원 선임안에 대한 지배주주 측 의결권은 6.1%, 차파트너스와 소액주주 의결권은 12.7%로 알려졌는데 개정상법의 3%룰 효과를 실제로 확인한 셈"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한 경영권 방어수단 중 하나인 황금낙하산 조항이 도입된 일부 사례를 들며 '소액주주의 무관심' 탓이라고 평가했다. 황금낙하산 조항이란 인수대상 기업의 이사가 임기 전 정당한 사유 없이 해임되면 거액의 특별 퇴직금이나 보너스를 지급하도록 한 조항으로 황금낙하산 조항이 있는 기업의 경우 경영진에 대한 견제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주주가치에 부정적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펩트론 (28,450원 ▲100 +0.35%)에 대해 △적대적 M&A로 신규로 이사를 선임하거나 이사회 구성 이사 중 정당한 사유 없이 이사의 해임을 결의하는 경우 출석 주주의 100분의 80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 총 수의 100분의 75 이상의 수로 해야 한다는 규정 △해당 이슈로 해임될 때 퇴직금 누계액의 20배를 퇴직 보상액으로 지급한다는 규정을 신설한 점을 꼽았다.

엔지켐생명과학 (1,865원 ▼17 -0.90%) 역시 주총에 의한 이사 해임을 어렵게 하거나 해임시 퇴직보상금으로 대표이사에게 200억원, 사내이사에게 100억원을 지급한다는 지급변경에 성공한 점이 언급됐다.

최 연구원은 "펩트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9.46%, 엔지켐생명과학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8.74%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해당 정관변경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한 것은 '소액주주의 무관심'에 원인이 있다. 소액주주들이 해당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거나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석율이 저조한 데 원인이 있을 것인데 우리는 이를 '소액주주의 무관심'이라고 해석한다"고 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최대주주의 의결권 독점'을 얘기하지만 여기에는 '소액주주의 의결권 방치'도 한 몫 한다"며 "기업가치는 실적을 따라가지만 그걸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주주가 가진 의결권에 기초하는데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와 같은 소액주주의 관심도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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