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외 펀드 수익률 '주르륵'…원자재 펀드만 웃었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4.05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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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펀드 수익률.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1분기 펀드 수익률.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올해 1분기 국내외 펀드가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원자재 테마 펀드만이 급등세를 보였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89%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또한 8.29% 하락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8% 내외의 손실이 발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선 적극적 운용으로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형이 인덱스형에 비해 하락 폭이 적었다. 액티브형은 연초 이후 6.29% 하락했고 인덱스형은 8.59% 내렸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1.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공채권 펀드(-2.45%), 회사채권 펀드(-0.58%), 일반채권 펀드(-1.34%) 등이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한편 초단기채권은 0.24% 상승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국가별로 수익률이 엇갈렸다. 가장 낙폭이 컸던 곳은 러시아 주식형 펀드로 이 기간 -69.09% 폭락했다. 중국과 일본 주식형 펀드도 각각 -14.79%, -3.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브라질펀드는 29.80% 상승했다.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한 상품 특성상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국내 주식 ETF(-7.25%), 해외 주식 ETF(-8.19%), 국내 채권 ETF(-1.00%) 등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품별로 보면 현재 거래 정지 상태인 'KINDEX 러시아MSCI(합성) (10,070원 ▼4,310 -29.97%)' ETF가 이 기간 68.12% 하락해 가장 낙폭이 컸다. 다음으로는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 (2,025원 ▲10 +0.50%)' ETF -36.43%,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 (4,015원 ▼60 -1.47%)' ETF -32.69% 등이 수익률 하위에 자리했다.


반면 'KODEX 미국S&P에너지(합성) (15,365원 ▲35 +0.23%)' ETF는 이 기간 39.72% 상승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고 'KODEX WTI원유선물(H) (16,065원 ▲260 +1.65%)' ETF, 'TIGER 원유선물Enhanced(H) (4,760원 ▲50 +1.06%)' ETF도 각각 36.69%, 36.30% 상승해 뒤를 이었다.

테마별로는 원자재 관련 펀드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46개 테마 중 8개 테마만이 이 기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중 수익률 상위를 천연자원펀드(24.60%), 원자재(주식)(21.41%), 농산물펀드(19.17%), 원자재펀드(18.74%) 등이 차지했다.

연초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글로벌 증시가 휘청였다. 특히 금리인상기 할인율이 높은 성장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4차산업(-12.47%), 뉴딜(-12.37%) 등 관련 테마 펀드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원자재 펀드 수익률은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끌어올렸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석유, 가스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치솟았다. 러시아는 글로벌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원유, 셰일오일 등 석유 관련 광물 생산 비중도 미국에 이어 2위다.

다만 이같은 흐름은 길게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경기 둔화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성장주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치주에 일방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였던 성장주가 반등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가격에 상당히 반영된 가운데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질수록 가치주에 비해 성장주의 성과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급등했던 실질금리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고 나스닥 지수의 P/E(주가수익비율) 멀티플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면서 일방적인 가치주 강세는 일단락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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