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ETF 4종 상장 6개월 성적표는?…코스피 이겼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4.0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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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평균 20% 넘어…우크라 사태로 주춤했으나 최근 반등

배출권ETF 4종 상장 6개월 성적표는?…코스피 이겼다


탄소배출권ETF(상장지수펀드) 4종이 지난해 9월 상장 후 6개월을 맞았다. 그동안 탄소배출권ETF 4종은 평균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우수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은 지난해 9월30일 상장한 후 수익률 22.96%를 기록했다. 동시 상장한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의 수익률은 22.86%,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은 19.58%,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은 17.90%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0.47% 하락했다.



탄소배출권 ETF가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은 탄소배출권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의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히기 때문이다. 각 기업은 할당량에 따라 탄소를 배출해야하는데 이를 넘길 경우 탄소배출권을 사들여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탄소배출권ETF는 바로 이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다.

탄소배출권은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분산효과가 있고, 인플레이션 시대에 투자대안으로 꼽힌다. 덕분에 탄소배출권ETF 4종의 가격은 한동안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다만 이날 기준으로 1개월간 탄소배출권 ETF 4종의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다. 지난 2월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럽 탄소배출권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상품별 1개월 수익률은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12.25%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11.97%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8.11%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7.68%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럽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기활동이 둔화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게 되고, 이 경우 탄소배출권 수요가 낮아진다.


석탄 가격의 상승률이 그린 에너지인 천연가스 가격의 상승률보다 높았던 것도 치명적이었다. 기업들은 천연가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을 사용하면서 탄소배출 할당량을 넘길 경우 탄소배출권을 함께 사는데 석탁이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인베스팅 닷컴에 따르면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 2월7일 1톤당 96.29유로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7일 58.36유로로 떨어졌다.

다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소 진정되고, 석탄 가격도 떨어지면서 유럽 탄소배출권과 탄소배출권ETF 4종도 반등하고 있다.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77.12까지 상승했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60~80유로(8만152~10만6870원)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3~4월 중에 70유로(약 9만3511원) 중반선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80유로선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1주일간 탄소배출권ETF 4종의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의 수익률은 4.29%로 가장 높고,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3.39%,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0.94%,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0.78% 순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 운용센터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락했었으나 우려 요인들이 완화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안정화 국면에 들어왔다"며 "세계 각국이 '탈 탄소'를 선언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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