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 단숨에 16억 급등..집값 올리는 재건축 "무슨 소용?"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22.04.02 10:20
글자크기

[MT리포트]'재건축빅뱅'이 온다⑤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 빅뱅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이나 지자체 등이 시행착오 없이 제대로 이끌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집값 불안과 이주 수요에 따른 전세난도 걱정이다. 윤석열 정부가 규제 완화 전 고민해야 할 과제를 짚어봤다.

강남재건축 단숨에 16억 급등..집값 올리는 재건축 "무슨 소용?"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 속에 강남 재건축을 시작으로 집값불안이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윤석열 당선인이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강력하게 추진했던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법' 등을 조기에 시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이 '패키지'로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지난 25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규제 정상화'와 함께 '집값 불안을 잡을 안정화 방안'도 함께 주문했다. 대선 이후에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탄 게 인수위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지난 28일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를 기록했다. 지난 2월21일 하락전환한 뒤 5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던 전국 아파트값이 대선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멈춘 것이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4구의 경우 지난 1월17일 이후 두달여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 158.54㎡(2층)는 지난 19일 51억원에 실거래됐다. 직전 거래일인 2019년 10월 24일 34억5000만원 대비 16억5000만원이 단숨에 뛴 것이다. 이 아파트는 준공연도 1983년, 총 세대수 690가구다. 인근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2㎡는 지난 2월 실거래 가격이 25억5000만원이었는데 대선 이후 호가가 5000만원 올랐고, 개포동 경남1차 아파트 역시 50평대 호가가 대선 이후에 1억원 급등했다.



"강남 재건축 집값 올리려고 규제를 푸는 것이냐"는 비판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인수위가 시장 안정화 방안을 패키지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택을 매수할 수 없도록 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대폭 확대되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시점이 조합설립 이후가 아닌 안전진단 통과 직후로 확 당겨지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시점 조기화는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재건축 사업 속도를 내면서 함께 제시했던 안정화 방안이었다.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강남 재건축 주민들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 국회에서 9개월여 동안 잠자고 있는 상황이다. 재건축발 집값 급등을 막지 못하면 첫 단추인 안전진단 규제 완화도 힘들어지는 만큼 조기에 대책을 내놓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야권의 정치권 관계자는 "인수위가 재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이 법안에 힘을 실어준다면 국회 재논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