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만에 한은 떠나는 이주열 "성장·물가, 함께 잡을 묘책 필요"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2.03.3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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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22.03.31/뉴스1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22.03.31/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마지막 날인 31일 "성장을 지키면서도 금융안정과 함께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이임식을 열고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금융위기 이후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상승)이 다시 나타나면서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체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또 다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지금 우리 사회는 디지털화의 가속으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고 있는데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경제라는 것은 어떤 공식에 의해 정교하게 맞물려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라기보다 사회의 구조 변화와 기술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일종의 생태환경"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화의 후퇴,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세계 보건위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그야말로 격랑의 소용돌이를 지나왔다"며 "개별 사건의 충격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파급될지 예상하기도 어렵거니와 일련의 사건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해 경제 전체를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갈지 가늠조차 쉽지 않다"고 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유일한 존립기반은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를 얻는 것으로 국민의 신뢰는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한 정책 운용을 통해 비로소 얻을 수 있다"며 "통화정책은 포커 게임처럼 내 패를 감춰야 하는 비협조 게임이 아니라 패를 보여주고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협조게임이다. 정책결정의 적기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장참가자와의 인식의 간극을 줄여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에 대해서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 총재는 "다음 총재로 지명되신 분은 빼어난 인품과 뛰어난 식견을 갖춘 훌륭하기 이를 데 없는 분이라 생각한다"며 "새 총재님의 풍부한 경륜이 여러분들의 열정과 결합돼 한국은행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주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한은에 입행했다. 한은에서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통화정책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 총재는 2014년 박근혜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된 후 2018년 문재인정부에서 사상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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