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당 7.8만→9만→11만원?' 시멘트 대란에도 웃는 시멘트株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4.01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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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시멘트 주가추이. 31일 주가는 장중아세아시멘트 주가추이. 31일 주가는 장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연탄 가격이 폭등한 데 이어 국내 건설현장에선 시멘트 수급난까지 겹쳤다. 유연탄 가격 급등은 시멘트업계에 부담이 되지만 시멘트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경우 실보다 득이 클 거란 전망에 시멘트주가 강세를 보였다.

31일 코스피 시장에서 아세아시멘트 (10,010원 ▲60 +0.60%)는 전일대비 1만1500원(7.14%) 오른 17만2500원에 마감했다. 한일시멘트 (12,840원 ▲250 +1.99%)가 2.68% 강세였고 한일현대시멘트 (14,770원 ▼80 -0.54%)쌍용C&E (7,010원 ▼10 -0.14%)도 1.19%, 1.35%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에서 고려시멘트 (1,700원 ▼37 -2.13%)도 1.64% 올랐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에서 20~30%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로 전량 수입 중이다.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강원도와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가격이 저렴한 러시아산 유연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2019년 톤당 200달러를 하회했던 유연탄 가격은 러시아의 전쟁 도발로 3월 들어 400달러를 돌파했다.

시멘트업계는 유연탄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 원자재 비용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이 톤당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약 100억원의 비용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다만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톤당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개별 시멘트 업체는 약 50~60억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하고 시멘트 업계 전체가 부담하게 될 비용은 100억원이 아니라 5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연탄 가격 폭등에 국내 시멘트사들은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나섰다. 현재 국내 시멘트 고시 가격은 톤당 7만8800원이다. 시멘트업계는 2월 출하량부터 톤당 9만3000원의 인상안을 래미콘 및 건설업체를 상대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유연탄 가격이 재차 폭등하면서 인상안을 톤당 11만원으로 20% 추가로 올려줄 것을 제시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시멘트 가격을 톤당 1만원 올려서 8만8000원으로 고시 가격이 결정된다고 가정해도 시멘트업계의 평균 매출액은 15% 증가할 것"이라며 "유연탄 가격이 톤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업계 비용이 100억원 증가하지만 가격 인상시 시멘트 출하량 상승과 인상 효과로 이익 레버리지(이익률이 크게 오르는 현상) 구간에 돌입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톤당 7.8만→9만→11만원?' 시멘트 대란에도 웃는 시멘트株
건설현장마다 시멘트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냈지만 시멘트 업계는 탄소배출 제한으로 가동률을 대폭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출하량 증가폭은 3% 이내가 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높은 유연탄 가격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절대 유연탄 사용량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며 "2022년 탄소배출 무상할당량은 여유롭지 않은 상황으로 국내 시멘트 수요 증가에도 출하량을 늘리기 어려워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투자는 필수"라고 부연했다.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유연탄 구입 시기 및 재고 비축량에 따라 업체별 실적은 엇갈릴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도 유연탄 구입 시기에 따라 시멘트 업체별 실적 희비가 크게 갈렸다.

아세아시멘트는 안정적인 유연탄 구입을 통한 원가 관리에 능한 모습을 보였다. 아세아시멘트는 유연탄 가격이 저렴했던 2020년 상반기에 유연탄을 대량 비축해 지난해 매출액이 10.5% 증가한 8699억원, 영업이익은 69.4% 늘어난 127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한일시멘트는 유연탄 가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1204억원으로 9.3% 하락하며 부진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그 여파가 계속될 전망이다. 한일현대시멘트도 유연탄 상승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359억원으로 37.1% 감소했다. 유연탄 구입 시점에 따라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달라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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