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유리황제' KCC에 도전장…5000억 시장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2.04.0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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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인터내셔널, 건축용 판유리 2위 업체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인수

LX그룹과 KCC그룹 로고 자료사진./사진=각사LX그룹과 KCC그룹 로고 자료사진./사진=각사


LX그룹이 건축용 판유리 시장에 진출하면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KCC글라스 (42,350원 ▲1,300 +3.17%)가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LX그룹이 국내 2위 업체인 한국유리공업(한글라스, 이하 한국유리)를 6000억원에 거머쥐면서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유리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LX그룹이 유통망을 활용해 업계 1위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31일 건축자재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 (30,800원 ▲1,050 +3.53%)(이하 LX인터)은 한국유리 지분 100%(500만주)를 5925억원에 사 들였다. 지난해 말 LX인터와 한국유리는 인수합병(M&A)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3개월 만이다. 한국유리 대주주는 코리아글라스홀딩스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PE가 세운 투자목적회사였다. 지난해 5월 LG (82,900원 ▲2,400 +2.98%)그룹에서 분리된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인수합병 1호 회사다.



LX인터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추가 확보하고, 향후 다양한 소재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윤춘성 LX인터 대표는 " 한국유리 인수를 통해 기존 자원 사업의 손익 변동성을 보완하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추가 확보했다"며 "친환경과 최첨단 산업 등 다양한 소재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글라스 기능성 유리제품이 적용된 주상복합 건물(부산 위브더제니스)자료사진./사진=한글라스한글라스 기능성 유리제품이 적용된 주상복합 건물(부산 위브더제니스)자료사진./사진=한글라스
건자재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계열사인 LX하우시스 (44,300원 ▼2,150 -4.63%)와 시너지(상승효과)다. 주택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PVC(폴리염화 비닐) 알류미늄 창호 주요제품인 유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LX하우시스는 국내 PVC창호 시장 점유율이 40% 가량 된다. 업계 1위 기업이다. 그렇지만 판유리 전량을 한국유리와 해외업체 등으로 공급받아 왔다. PVC창호 업계 2위는 KCC (329,500원 ▲1,500 +0.46%)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축용 판유리 시장은 연간 5000억~6000억원 규모다. KCC글라스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유리는 시장점유율은 25%가량으로 2위다. 두 회사의 시장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LX그룹 자금력과 유통망 등을 고려할 때 업계 1위인 KCC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창호시장에선 더욱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대신 쓰이는 건축용 코딩유리 시장구도도 바뀔 수 있다. 이는 도심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으로 판유리에 은(銀)을 코팅해 단열효과를 높인 기능성 유리(로이유리)다. 건축용 코팅유리 시장점유율은 LX하우시스가 30% 가량인데 한국유리(20%)와 합하면 현재 1위인 KCC글라스(40%)를 앞선다.

한국유리를 통해 자동차 유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도 있다. 건축용 판유리 이외에 TV와 LCD 등으로 확대하면 형제회사인 LG그룹과 협업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지만, 한국유리를 통해 LX그룹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LX하우시스 지인 자료사진./사진=LX하우시스LX하우시스 지인 자료사진./사진=LX하우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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