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리빌딩한 제일약품 "신약으로 세계시장 간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3.3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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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사옥제일약품 사옥


제일약품 (15,530원 ▲160 +1.04%)이 글로벌 사업부를 신설하고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 해당 사업부에는 해외 사업은 물론 신약개발과 라이선스 인·아웃(기술 수출·도입) 업무까지 총괄한다.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을 뚫겠다는 의지를 조직 개편에 담은 셈이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올해 초 글로벌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내 각 영역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글로벌 사업본부는 해외사업본부와 라이선스 인·아웃, 신약 개발 부서를 한 데 합쳐 출범했다. 제약업계에서 보기 드문 연합 조직이다. 개발본부장이었던 김수미 이사가 글로벌 사업본부를 이끈다.

이 조직을 구성하는 각 사업 특성 상 제약사가 '신약'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신약의 개발부터 신약 기술의 수출과 도입, 해외 사업 개척까지 한 조직 내에서 담당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을 통한 글로벌 진출 의지가 담긴 조직개편으로 보인다"며 "신약 관련 의사결정을 일원화해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일약품그룹 오너 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은 이 같은 속도전 의지를 명확히 했다. 그룹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기도 한 그는 지난 23일 제일파마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시장 중심적인 사고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한편 정확한 판단과 결정, 빠른 실행을 통해 기업가치가 더욱 제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 의약품이 이 회사 사업의 상당 부분을 지탱한다. 전체 매출에서 도입약이 차지한 비중이 70%가 넘는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매출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지만 이익률은 신통치 않았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속속 신약 투자를 늘리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가운데 제일약품도 조직개편을 통해 '신약'을 정조준한 셈이다.

제일약품은 신설 글로벌 사업본부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외부로부터의 기술 도입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새 파이프라인을 숙성시켜 해외시장에 기술수출하고 기술수출을 통해 벌어들은 돈을 다시 신약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제일약품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파이프라인도 확보한 상태다. 제일약품이 2020년 출자해 만든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중표적항암제 'JPI-547'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JP-1366'를 확보했다. JPI-547는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물질과 암세포 DNA 손상 복구 효소를 동시에 억제해 암을 잡는다. JP-1366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차단한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본부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 외부로부터의 기술 도입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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