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아이스크림 가격 올리는 롯데제과·푸드…도미노 인상 시작?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2.03.3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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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합병을 앞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과자, 빙과류 가격을 오는 4월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타 제과업계와 빙과업계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자재값 인상 부담이 커졌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았다.

롯데제과는 31일 대표 제품인 빼빼로를 비롯해 빈츠, ABC초코쿠키 등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고 밝혔다. 권장소비자가격 기준 빼빼로는 1500원에서 1700원, 빈츠는 2400원에서 2800원, ABC초코쿠키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린다. 초콜릿과 퀘이커 제품의 가격도 상향한다.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다. 바, 파인트 아이스크림과 나뚜루의 가격이 오른다. 스크류, 죠스바 등 바 제품은 권장소비자가 8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아진다. 위즐, 조안나 등 파인트 제품은 기존 4500원, 5500원에서 5000원, 60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월드콘, 설레임 등도 1800원에서 2000원이 된다. 나뚜루도 파인트 기준 1만16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전문점은 싱글컵 기준 3200원에서 3500원으로 변경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원가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 내려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롯데푸드도 바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을 4월에 올린다. 대표제품인 돼지바, 보석바 등의 가격이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에는 빠삐코, 쭈쭈바 등 튜브형 아이스크림 가격에 정찰제를 적용해 사실상 인상효과를 내기도 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일부 제품의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는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다만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압박이 높아지고 있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언제든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뒤를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리온, 농심과 빙그레 등은 당장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농심은 지난 25일 신동원 회장이 직접 "밀가루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격인상을 검토해야겠지만 현재는 올릴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지난 30일 기준 밀 선물의 가격은 t(톤)당 377.44달러(약 45만6600원)로 지난해 말인 283.2달러(약 34만2600원)에 비해 33% 올랐다.

이는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영향이 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월초 200달러대 후반을 유지하던 밀 선물 가격은 침공 이후 400달러 후반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려도 원자재값이 너무 올라 영업이익에 큰 변화가 없다"며 "마진을 생각한다면 여러 차례 시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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