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무료 이벤트 당첨"…찍으러 갔다가 187만원 낸 사연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2.03.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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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웨딩 전문 사진관에서 진행하는 무료 이벤트에 당첨됐다가 187만원을 내게 된 박모씨(32)가 해당 사진관 측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서울 한 웨딩 전문 사진관에서 진행하는 무료 이벤트에 당첨됐다가 187만원을 내게 된 박모씨(32)가 해당 사진관 측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서울의 한 웨딩 전문 사진관에서 진행하는 무료 이벤트에 당첨돼 가족사진을 찍었다가 187만원을 내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해당 사진관은 고객에게 추가 금액이 발생할 수 있단 사실을 3차례 알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연 당사자는 사진관에서 무료 이벤트라는 점을 강조했고 촬영이 끝날 때까지 추가 금액에 대한 세부 안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게시물과 당사자 취재를 종합하면 박모씨(32)는 지난달 13일 서울 한 웨딩 전문 사진관 A스튜디오에서 여는 '제주도 여행권·무료 가족 사진 이벤트'에 당첨돼 부모·언니와 함께 촬영을 진행했다가 187만원을 결제했다.



게시물 내용과 박씨 증언에 따르면 박씨 가족은 이벤트 당첨 문자를 받고 전화로 무료 촬영임을 재차 확인한 뒤 촬영 당일 오후 4시쯤 A스튜디오에 방문했다. 박씨 가족은 유료 메이크업을 받는 시간을 포함해 약 5시간 스튜디오에 머무르며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이 끝나자 A스튜디오 측은 가격표가 붙은 상담실로 박씨를 데리고 가 원본 파일을 받기 위해선 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원본 파일만 받는 상품은 약 130만원, 원본 파일에 액자까지 제공하는 상품은 그 이상의 금액이 발생한다고 처음 안내받았다.



고가의 추가 금액이 발생할 거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박씨는 다음날까지 생각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A스튜디오 측은 그 자리에서 결제하도록 했다. 고민 끝에 박씨는 원본 파일을 포함해 액자 2점과 앨범 18p를 제공하는 상품을 187만원을 주고 구매했다. 결제와 동시에 원본 파일은 이메일로 전송됐고, 박씨는 이메일을 확인해 보라는 A스튜디오 측 안내에 따라 '확인' 버튼을 눌렀다.

이 과정을 찜찜하게 여긴 박씨는 다음날 환불을 요청했지만 A스튜디오 측은 원본 파일이 전송된 이메일이 이미 '확인' 처리됐다며 원본에 대한 금액은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촬영 전 '무료 이벤트 맞다'며 안심시켜"VS"추가 금액 발생 가능성 3번이나 안내"
서울 한 웨딩 전문 사진관에서 진행하는 무료 이벤트에 당첨됐다가 187만원을 내게 된 박모씨(32)가 해당 사진관 측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서울 한 웨딩 전문 사진관에서 진행하는 무료 이벤트에 당첨됐다가 187만원을 내게 된 박모씨(32)가 해당 사진관 측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박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사진관에 도착했을 때 A스튜디오는 무료 이벤트가 맞으니 편하게 진행하면 된다고 가족을 안심시켰다가 촬영이 끝나자 갑자기 추가 금액을 이야기하며 말을 바꿨다"면서 "저와 언니 둘만 갔으면 원본 파일을 받지 않고 그냥 나왔겠지만 부모님까지 모시고 5시간 동안 촬영한 마당에 빈손으로 돌아가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씨는 "현재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신고를 한 상태"라며 "사건이 분쟁조정위원회에 올라가 있는데 제가 겪은 사례와 비슷한 사건이 소비자원에 많이 계류돼 있어 올해 연말쯤에나 결과가 나올 거라고 한다"고 말했다.

박씨의 주장에 대해 A스튜디오 대표 B씨는 원본 파일 없이 액자 1점만 받으면 무료이지만 원본 파일을 받거나 액자·앨범을 추가로 제작할 경우 추가 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박씨에게 3차례에 걸쳐 알렸다고 반박했다.

B씨는 "원본 제공 없이 증정 액자 1점을 받는 게 무료 이벤트의 내용이었다"며 "만약 촬영된 사진을 보고 소장의 가치를 느껴 액자나 앨범을 추가 제작하게 되면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사진관 방문 전·도착 후·촬영 후 총 3번 고지했다"고 했다.

이어 "추가 금액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제 입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상담실에 액자·앨범 가격이 큰 글씨로 쓰여 있었다"며 "박씨 언니와 아버지는 촬영 전 이 상담실에 얼마간 머물렀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을 알고 촬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원본 가격이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박씨 가족은 사진관에 약 5시간 머물며 촬영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찍은 작가는 20년 경력의 베테랑이기도 하다. 가격은 작가의 노동력 등을 고려해 책정된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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