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영진 맞이한 제약업계, 변화 바람 분다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2022.03.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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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영진 맞이한 제약업계, 변화 바람 분다


올해 정기주주 총회에서 적잖은 제약사들이 경영진을 교체했다. 제약을 넘어 헬스케어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거나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등 각사마다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생기는 모습이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 (13,210원 ▲30 +0.23%), 안국약품 (8,150원 ▼20 -0.24%), 동아에스티 (74,800원 ▼1,800 -2.35%) 등이 대표이사를 변경하면서 이전과 다른 노선의 경영 전략을 내놨다.

보령제약은 본격적으로 오너 3세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장두현 대표 체제에서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체제가 됐다. 김정균 대표는 창업자인 김승호 회장의 손자다.



김 대표는 첫 행보로 사명을 '주식회사 보령'으로 변경했다. 제약을 넘어 헬스케어 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보령 외에 한독 (14,200원 ▼70 -0.49%)대원제약 (15,100원 ▼290 -1.88%)도 3세 경영의 물꼬를 텄다. 한독은 창업주 3세 김동한 경영조정실 상무를, 대원제약은 창업주 3세 백인환 마케팅본부장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안국약품은 50년 이상 경영권을 쥐었던 오너가가 물러났다. 원덕권 사장이 단독 대표로 선임돼 전문경영인 체제로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동시에 회사는 사업목적에 '신약개발 및 연구대행업'과 '신약개발 자문 및 알선업'을 추가했다. 임상시험 대행사업 등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부광약품은 최대주주가 된 OCI (94,100원 ▼500 -0.53%)와 공동 경영 체제를 꾸렸다.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유희원 단독 대표 체제에서 이우현·유희원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 부회장과 김성준 OC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동아에스티는 김민영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선임했다. 이전 엄태식·한종현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 사장 단독 대표 체제가 된다. 회사는 박재홍 사장을 R&D 부문 총괄로 영입했다. 김 사장이 경영 전반을, 박 사장은 R&D 분야를 전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사장이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다케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신약개발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회사가 추후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R&D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변화 대신 기존 체제 강화를 선택한 회사도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44,350원 ▲3,700 +9.10%)가 임종윤·송영숙 각자대표 체제에서 송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송 대표는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배우자다. 아들인 임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송 회장과 전문경영인이 주축인 기존 체제의 장악력이 더 커진다.

회사는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이관순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권세창 사장도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세 사람은 임 전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전문 경영인이다. 우 사장은 경영관리 부문을, 권 사장은 신약 개발 부문을, 이 부회장은 글로벌 전략을 맡고 있다. 송 회장과 전문경영인 주축 기존 체제의 장악력이 더 커진다. 이에 따라 2세 경영 승계 시점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대표는 한미약품 사장으로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이밖에 JW중외제약 (33,200원 ▼850 -2.50%)은 신영섭·이성열 각자 대표이사에서 신영섭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동국제약 (17,080원 ▲160 +0.95%)은 오흥주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나고 송준호 신임 대표가 선임됐다. 오 전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부회장으로 승진해 회사에 남게 됐다. 삼진제약 (20,350원 ▼150 -0.73%)은 장홍순·최용주 각자 대표이사에서 최용주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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