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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캐나다로 가!"…전쟁 이후 이곳에 몰린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3.3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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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러시아산 원자재 대체 공급국…
탄산칼륨·원유·우라늄 등 생산량 확대,
밀 생산량도 많아 터키 등서 수입 급증

캐나다산 탄산칼륨. /사진=블룸버그캐나다산 탄산칼륨. /사진=블룸버그




"전 세계가 캐나다로 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조치로 서방이 내놓은 대(對)러시아 경제제재를 특히 반기는 국가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자원 부국 캐나다다. 세계 각국이 서방의 경제제재로 수입길이 막힌 러시아산 원자재 대체 방안 모색에 나선 가운데, 캐나다가 러시아의 대체 수입처로 부상하면서 원자재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원자재 무역업자들이 국제적 제재로 거래가 차단된 러시아 시장을 대체하고자 캐나다, 아르헨티나, 호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캐나다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 경제제재에 반사이익을 얻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았다.



캐나다(9억 8797만㏊)는 국토면적에서 러시아(17억982만ha) 뒤를 잇는 세계 2위국이자 러시아와 함께 세계 최대 자원 생산국으로 꼽히는 국가로, 러시아산 원자재 공급 대체지 역할을 하기 충분하다. 또 기후와 지리적 특성이 러시아와 유사해 생산 자원 종류도 상당 부분 일치하는 점도 캐나다가 대체지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WSJ에 따르면 캐나다는 러시아처럼 원유, 우라늄, 니켈, 칼륨의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꼽히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와 같은 대표적인 밀 생산국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의 무역업자들이 캐나다로 몰려들었고,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의 대표지수인 S&P/TSX지수(상장기업 239개)의 올해 상승률(28일 기준)이 3.5%에 달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올해 4.6% 하락했다.

캐나다 파이프라인. /사진=로이터캐나다 파이프라인. /사진=로이터
캐나다산 원자재 대부분 인기…"생산량 최대로 늘린다"
WSJ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상당수의 원자재 수요가 폭증하고 있고, 현지 생산업체들도 수요에 맞추고자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인 브라질 정부는 최근 테레사 크리스티나 농업장관을 캐나다로 급파했다. 브라질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칼륨비료의 원료인 탄산칼륨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 브라질은 탄산칼륨 수입의 절반가량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의존했다. 캐나다산도 수입했지만, 비중은 러시아·벨라루스보다 적은 36% 정도였다.

하지만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탄산칼륨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브라질의 농산물 생산 및 수출 차질 우려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곧장 캐나다와 탄산칼륨 수입 확대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크리스티나 장관은 캐나다 정부 및 업계 관계자와 회의 후 성명을 통해 "캐나다 생산업체와 칼륨비료 거래 확대에 합의했다"며 "양국(브라질·캐나다)은 공급망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위해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1위 비료업체인 캐나다 뉴트리엔의 켄 세이츠 최고경영자(CEO)는 크리스티나 장관을 만난 뒤 "올해 탄산칼륨 생산량을 1500만톤(t), 전년 대비 10% 이상 늘렸다"며 "동유럽의 탄산칼륨 생산 불확실성과 세계 식량 안보의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생산량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차질에 따른 세계 에너지 위기에서도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캐나다의 석유 매장량은 세계 4위로, 생산된 원유 대부분을 파이프라인과 철도를 통해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캐나다 원유 생산업체들은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으며 하루 평균 최대 30만 배럴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3%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는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캐나다산 우라늄과 곡물도 인기다. 캐나다 천연자원부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세계 2위의 우라늄 생산국으로 전 세계 총 생산량의 약 13%를 차지한다.


캐나다 최대 우라늄 생산업체인 카메코는 최근 수요 증가에 캐나다와 미국 광산에서의 우라늄 생산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카메코 대변인은 "오는 2024년까지 서부 서스캐처원 광산의 생산량을 1000만파운드(약 4536t)까지 늘리고, 우라늄 가격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생산량을 45%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20개국을 상대로 캐나다산 곡물을 보내는 물류업체 AGT푸드의 무라드 알카티브 CEO에 따르면 터키, 알제리, 튀니지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농작물 생산량이 충분한 일부 국가에서도 지정학적 또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책으로 비축량을 확보하고자 캐나다산 곡물 추가 수입을 요청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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