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 (7,040원 ▼110 -1.54%)은 최근 우정원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우정원·닐 워머(Neil Warma)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닐 워머 신임 대표는 노바티스 스위스 본사에서 글로벌 제약 정책 및 마케팅 담당, 오펙사 테라퓨틱스와 바이오 테라퓨틱스 대표이사, 나스닥 상장사인 아이맵 바이오파마의 미국 총괄지사장 등 25년 넘게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경험을 쌓아 온 글로벌 경영전문가다. 회사 측은 이번 각자대표 전환과 관련 "경영 효율화를 위한 선출"이라고 설명했다.
클리노믹스 (1,870원 ▲48 +2.63%)는 김병철·정종태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서 정종태·박종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박종화 대표가 1년만에 대표로 복귀하는 게 특징이다.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인 박종화 대표는 연구개발에 역할의 무게가 실린다. 국민은행,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정종태 대표는 경영 총괄이다. 회사 측은 "빠른 의사결정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했다. 김병철 전 대표는 대표에선 물러나나 사내이사로는 남는다. 그가 대표직을 내려놓은건 2011년 클리노믹스 설립 이후 처음이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는 여러명의 대표이사들이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는 여러명의 대표이사들이 합의 후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이론상으로만 보면 각자 대표 체제가 공동 대표 체제보다 속도감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 전환 배경으로 '경영 효율화'를 꼽는 이유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선 대표 한명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데 업무가 다양화된 요즘은 대표 한 명이 전문 분야를 다 세세히 알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렇다보니 기업들에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며 "각자 대표이사 체제 하에서는 책임과 역할이 분담되기 때문에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성과를 제대로 알 수 있다. 공동 대표이사 체제에 비해 추진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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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최근 중대재해법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그는 "중대재해법은 사고발생시 최고경영자에도 책임을 지게 하는데 각자대표 체제 하에선 책임을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나눠지게 된다"며 "우리나라 산업재해 60%가 건설업에서 발생하긴 하지만 제약이나 바이오 산업에서도 화학, 의약품을 다뤄 재해가 많이 발생한다. 제약·바이오사들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 전환은 올해 시행된 중대재해법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