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투쟁 나선 전장연...지하철 출근길 시위는 일단 멈춤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2.03.30 10:17
글자크기
3월 30일 오전 8시 40분쯤 경복궁역에서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식을 진행하고있다. /사진= 하수민기자 3월 30일 오전 8시 40분쯤 경복궁역에서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식을 진행하고있다. /사진= 하수민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0일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잠시 중단하고 릴레이 삭발투쟁을 시작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삭발투쟁 결의식을 열어 "어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동에 대해 국민들이 충분히 취지를 알고 있으니 멈춰달라'는 요구를 공식적으로 했다"며 "이에 '오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는 멈추고 삭발투쟁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위는 4월 20일까지 전장연이 제출한 장애인 권리예산 요구안에 대해서 답변 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이날 첫번째 삭발을 했다. 삭발식을 시작하기 전 사다리를 몸에 얹고 쇠사슬을 칭칭 감았다. 장애인 단체들이 경찰의 해산 요청에 응하지 않기 위해 휠체어와 지하철역에 쇠사슬을 감거나 사다리를 이용하는 것에서 시작된 행위다.

이 회장은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떨어지기 시작되자 눈을 질끈 감으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머리카락은 '이형숙'이라는 이름이 적인 흰 상자에 담겼다. 전장연 회원들은 삭발투쟁식을 마친 뒤 3호선 경복궁역에서 탑승해 충무로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 혜화역에서 하차해 선전 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 삭발 투쟁은 다음달 20일까지 매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삭발투쟁 나선 전장연...지하철 출근길 시위는 일단 멈춤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연일 비판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선 공식 사과를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전장연은 장애인권리를 쟁취하기위해 투쟁하는 조직으로서 존재감이 있다. 그 존재감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고 투쟁해왔다. 이런 저희의 투쟁을 폄하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순환선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서 못 건드리린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기대에 맞춰 2호선도 타겠다"며 "2호선을 타는 이유는 오로지 이 대표가 2호선을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의 문제점으로 발생한 것이기때문에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2호선과 5호선 지하철 호선을 골고루 탈 것임을 밝힌다. 공개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도 사과할 뜻이 없음을 재차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사과하지 않을 경우 전장연은 국민의힘과 이 대표를 향한 투쟁을 별도로 선포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사과 안 한다. 뭐에 대해 사과하라는 건지 명시적으로 요구하라"고 말했다.

그는 "전장연이 어떤 메시지로 무슨 투쟁을 해도 좋다"면서도 "불법적인 수단과 불특정 다수의 일반시민의 불편을 야기해서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잘못된 의식은 버리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장애인 단체 시위를 비판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대표는 "전장연은 조건을 달지 말고 당장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를 중단하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제가 전장연이 불법 시위하는 현장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제지하겠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