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건강은 1996년 종근당의 식품사업부가 분할해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전문 회사다. 2016년 유산균 '락토핏'을 출시한 후 매출이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여성, 남성, 노년 등 시장을 세분화한 데다가 온라인 시장에 집중한 전략을 성공 비결로 꼽는다. 출시 첫 해 811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7년 후 여덟 배 가까이 급증했다.
제약 업계에서 건기식 시장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히는 종근당건강 외에 유한건강생활과 녹십자웰빙도 착실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유한건강생활은 지난해 510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320억원)과 비교하면 59%나 늘었다. 이 회사는 2017년 유한양행이 설립한 헬스케어 기업이다. 유한양행이 출시하고 운영해온 브랜드 '뉴오리진'을 맡았다. 카페 매장을 운영하면서 카페 내에서 유산균, 백수오 등 회사의 건기식 제품을 판매한다.
녹십자웰빙 (10,310원 ▼150 -1.43%)은 지난해 매출이 909억원이다. 전년(756억원) 대비 20% 늘었다. 건기식 사업 매출을 살펴보면 264억원으로 전년(249억원) 대비 5.9% 늘었다. 2020년부터 온라인 시장에 집중해 매출이 성장하는 추세다. 2018년(103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뛰었다.
이외에 휴온스 (35,150원 ▼300 -0.85%)도 지난해 여성 갱년기 유산균이 전년 대비 115% 늘어난 37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는 건기식 사업을 키우기 위해 휴온스내츄럴과 휴온스네이처를 합병해 '휴온스푸디언스'를 출범했다. 보령제약 (12,940원 ▼270 -2.04%)은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일동제약 (15,750원 ▼300 -1.87%)은 일동바이오사이언스를 건기식 전문 계열사로 두고 있다.
건기식은 제약사들이 캐시카우를 마련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사업분야로 꼽힌다.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가 제약사의 전문성을 살리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갖고 있는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사업 진출에 대한 부담도 비교적 적다. 이 때문에 현금을 쥔 제약사들은 대부분 건기식 사업에 뛰어든다. 2020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관심을 받았던 부광약품, 신풍제약 등도 지난해 건기식 사업에 진출했다.
잇따른 제약사들의 진출로 추후 시장 내 경쟁 과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기식은 타 산업에 비해 제품주기가 짧은 편이다. 시장 진출 이후 등장하는 신제품들과 경쟁이 계속된다는 얘기다. 기업 대 소비자(B2C) 산업 특성상 트렌드에 민감하다. 지속적으로 광고·마케팅을 해야 매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용이 고정적으로 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은 제약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캐시카우지만 타 산업에 비해 라이프사이클이 비교적 빠른 편"이라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캐시카우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