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박정호 "현 기업가치 68% 디스카운트..ARM 등 반도체 투자 검토중"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2.03.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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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분할 후 첫 주주총회
3분기 암호화폐 발행 추진·반도체 신규 투자 등 계획

28일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스퀘어 제 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SK스퀘어28일 SK스퀘어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SK스퀘어 제 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SK스퀘어


박정호 SK스퀘어 (100,000원 ▼2,200 -2.15%) 부회장이 4월부터 해외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연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등 신사업 비중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상반기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존 포트폴리오 가치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부진한 주가에 대해선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진행된 제1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SK스퀘어는 현재 보유 자산에 비해 약 68% 디스카운트돼 있다"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며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된 측면이 있지만 경제회복 사이클이 도래하면 더 빠르게 기업가치를 회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 하반기 이후 법정 주주환원이 가능해지면 특별배당,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부회장은 주가에는 부정적 환경인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인수합병(M&A)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여느 고평가 기업에 대한 시장가치가 재조정을 받으면 SK스퀘어가 새로운 투자를 벌이기 더 쉽다는 계산이다. 박 부회장은 "향후 3년간 2조원의 투자 재원을 가지고 국내 투자자와 공동 투자 기반을 준비 중"이라며 "M&A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불확실성, M&A에는 호재…대규모 투자할 것"
우선 올해는 반도체 분야 투자에 나선다. 박 부회장은 "SK주식회사가 반도체 첨단 소재 쪽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SK스퀘어는) 그보다 큰 규모로 전략적 투자를 벌일 것"이라며 "필요하면 SK하이닉스와 함께 투자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 공장 증설에 3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SK스퀘어는 중요한 공급망인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투자 파트너들과 레버리지를 키워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눈여겨보는 기업으로 소프트뱅크 자회사이자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암)을 꼽으며 "사고 싶다"고 말했다. ARM은 2020년 9월 미국 엔디비아에 매각키로 했으나 규제 당국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M&A 계획 공개는 아닌 만큼 대형 매물까지 폭넓게 살펴보겠다는 맥락의 언급이었다. 박 부회장은 "규모가 큰 AMR부터 아직 크지 않은 숨은 기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당장 4월부터 해외에 나가 실리콘밸리 등에서 협력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 암호화폐를 발행해 블록체인 기반 가상경제 시스템도 구축한다. 2분기까지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 개발과 백서 발행을 마치고 3분기 암호화폐를 발행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내에 적용한 후, 4분기에 거래소에 상장한다는 시간표를 짰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하면 국내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대기업 코인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셈이다.

SK쉴더스·원스토어 "하반기 해외 진출"
박 부회장은 "실물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계하는 기존에 없던 블록체인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PC게임 리니지의 가상 경제시스템을 예로 들기도 했다. 게임 안에서 획득한 아이템이 실물 세계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거래되는 것처럼, SK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두루 연결하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가령 OK캐시백을 통해 쌓인 마일리지를 암호화폐로 획득하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나 11번가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웨이브에서 영화를 보고,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투자할 수 있다. 동시에 웨이브나 플로에 있는 콘텐츠 IP가 NFT(대체불가토큰)로 제작돼 거래될 수도 있다. 이한상 SK플래닛 대표는 "2000만 OK캐시백 회원과 3000만 11번가 가입자를 적극 활용해 특정 사용자군에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현실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내 IPO를 앞둔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신규 자금 확보 후 글로벌 진출을 꾀할 예정이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최근 구글, 애플 등 독과점 논란으로 경쟁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하반기 대만과 동남아로 시장을 확대하고 유럽, 북미 사업자와도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는 "올해 중대재해법과 정보보호 관련 규제 등이 강화된 만큼, 국내에서도 성장 기회를 잡을 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 지역에서도 시장을 지속 확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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