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 오가르요보 관저에서 화상 각료회의에 참석해 "유럽 등 비우호국에 대한 가스공급 대금을 루블화로만 결제받겠다" 고 밝히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휴온스글로벌은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사업의 중단을 결정했다.
이어 "국제 사회 제제에 따라 수출 및 대금 수급 등 사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며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고려해 계약 효력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숙고한 끝에 불가피하게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또 다른 위탁생산 사업자인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은 일단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업생산물량 최종 출하를 앞둔데다 물량을 러시아가 아닌 최종 목적지로 바로 보내는 구조여서 러시아가 영공을 닫은 것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스푸트니크V 사업 전반의 전망이 불투명해 진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공신력 있는 국제 의약품 평가기관이 연이어 스푸트니크V 평가 중단에 나선 때문이다. EMA는 최근 "스푸트니크V에 대한 평가 절차를 보류했다"며 당분간 심사 작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WHO는 국제 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따라 스푸트니크V 평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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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등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스푸트니크V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수출 가능한 국가 폭이 좁아진다. 결국 남미와 인도, 아프리카 일부 지역 수출을 노려볼 수 있는 상태인 셈인데 이마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남미 지역에서 러시아산 백신 보이콧이 거세진다는 전언이다.
(춘천=뉴스1) 구윤성 기자 = 16일 강원 춘천시 거두농공단지 내 한국코러스 생산라인에서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가 생산되고 있다. 2021.7.16/뉴스1
지난해 초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학센터와 러시아 국부펀드 RDIF(러시아 직접 투자펀드)는 스푸트니크V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을 스푸트니크V의 글로벌 핵심 생산국으로 명시했다. 한국 외에 러시아가 스푸트니크V 글로벌 생산 파트너 국가로 못 박은 곳은 중국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브라질이 전부다. 이 가운데 정통적인 서방 우방국은 한국이 대표적이었다.
전 세계적 백신 부족으로 대안이 필요했던 당시, 스푸트니크V 효능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세계적 의학 저널 랜싯을 통해 이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1.6%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치명적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고 접종 가격도 화이자·모더나의 절반 수준이었다. 영하 18도에서 보관이 가능해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유통도 필요없다.
하지만 스푸트니크V의 세계화 가능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희박해졌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화이자 백신이 세계 공급 패권을 장악했으며 아직 접종 진행률이 낮은 저소득 및 개발도상국에도 노바백스 등 유통 편의성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스푸트니크V 전망이 불투명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결정타를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