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의제없이 허심탄회 대화"…대선 19일만에 오늘 '지각 회동'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2.03.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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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3.22.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3.22. *재판매 및 DB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만찬 회동을 한다. 대선 후 19일만에 이뤄지는 회동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오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윤 대통령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다"며 "당선인 측으로부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윤 당선인의 응답을 전달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동석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실무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일 회동일을 연기했다.

정치권에선 회동이 연기된 배경으로 공석 상태인 두 명의 감사원 감사위원과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중앙선관위 선관위원 인사 문제,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청와대의 반대 의사 등을 꼽았다. 이런 이유로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여기에 청와대는 회동을 '인사의 장'으로, 당선인 측은 '협의의 장'으로 여기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감사원이 감사위원 제청권을 행사하지 않겠단 방침을 세우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역시 큰 걸림돌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 데다 지난 2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따른 안보 위기가 불거지면서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에서도 기사가 나왔는데 당선인 측과의 협의를 유영민 실장이 한건가?'란 질문에 "아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25일 금요일 오후 장제원 비서실장에게 조속한 회동을 제안했고, 이후 이 수석과 장 실장은 수차례에 걸쳐 연락을 취하면서 장소와 일정을 조율했다"며 "어제 저녁 최종적으로 월요일 오후 6시에 만찬을 겸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실장이 같이 논의를 해왔는데 배석자는 왜 유 실장인가?'란 지적에 "유영민 비서실장이 참석하는 것은 당선인에 대한 예우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샵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26.[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샵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26.
이 관계자는 또 '용산 이전과 관련해 예비비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오는 29일 화요일 날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것인가?'란 물음에 "현재로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어 '용산 이전과 관련해 의견 조율이 진전된 게 있나?'란 질문에 "관련해서 제가 파악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밖에 "이번 회동은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라며 "아까 브리핑 내용에도 당선인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응답에 보면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란 것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합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이 협의를 했기 때문에 제가 오찬에서 만찬으로 바뀐 배경에 대해선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마찬가지로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만나기로 했다가 네 분이 만찬 회동을 하시는데 그렇게 바뀌게 된 배경을 제가 설명받은 바는 없다"고 했다.

이어 '감사원에서 감사위원 제청에 대해서 입장을 정리해서 인수위에 얘기했는데 그게 이번 회동 성사에 반영된 것인가?'란 질문에 "계속 동일한 말씀을 드리게 됐는데 그 상황과 이번 회동의 성사 사이의 관계에 대해 제가 설명받은 바가 없어서 명확하게 답변드리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역대 가장 늦은 '대통령-당선인' 회동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대선 후 10일안에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이 회동을 가졌기 때문이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28일 제18대 대선 이후 9일 만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명박 당시 당선인과 대선 9일 만인 12월28일 만찬을 겸해 만났고, 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무현 당선인과 대선 4일 만인 12월23일 회동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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