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美 여파에 또다시 '6만전자'…개미, 오히려 좋아?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정혜윤 기자 2022.03.2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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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블록딜·美 여파에 또다시 '6만전자'…개미, 오히려 좋아?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가 이틀 만에 다시 '6만전자'로 내려앉았다. 미국 반도체 지수가 하락한데다 1조3720억원 규모의 블록딜(시간외매매)이 완료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시장 추정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고 개인 투자자들은 하루동안 4578억원을 사들이며 '줍줍'에 나섰다.

'6만전자'된 삼성전자…올들어 10.86%↓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700원(0.99%) 내린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7만전자'를 회복한지 이틀 만에 다시 '6만전자'로 내려왔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들어 10.86% 떨어졌다.



미국 반도체지수 하락 등으로 시장 부진과 블록딜 소식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전일대비 2.48% 하락한 3360.32를 기록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인 TSMC(-1.58%), 엔비디아(-3.36%), 퀄컴(-3.01%) 등도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KB증권은 전날 장 마감 이후 삼성전자 지분 1994만1860주의 블록딜 작업을 진행했다. 블록딜 가격은 주당 6만8800원이며 전날 종가(7만500원) 대비 할인율은 2.4% 수준이다.

삼성전자 1.3조원 블록딜…"할인율 2.4%, 선방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번 블록딜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후 주식 재산 25조원 가량 상속받으면서 12조원 가량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블록딜 할인율(2.4%)에 대해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블록사이즈가 크긴 하지만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디스카운트를 많이 잡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블록딜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래 다 알려져 있었지만 이 부분이 주가에 좀 부담이 됐을 수 있다"며 "그게 아니더라도 전 세계 반도체, 주요 테크 주식들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담 요인을 다소 덜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딜 전체 규모가 0.33% 정도이기 때문에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0.33%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적 전망은 밝아…주가 발목잡은 국내외 악재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근본적 원인으로 미국 금리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GOS(게임최적화서비스) 사태 등 대내외 악재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추정치는 상향 조정되는 등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지만 대내외 악재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1분기 시장 평균 예상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2.57% 감소한 74조7593억원, 영업이익은 6.39% 줄어든 12조9805억원이다. 3개월 전 예상 실적인 매출 71조665억원, 영업이익 12조6944억원 대비 올라간 수치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컨센서스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조정받은 이유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멀티플 하락, 러시아와 우크리아나 전쟁에 따른 IT(정보기술) 수요 훼손 우려, GOS 사태 이후 비메모리 및 스마트폰 경쟁력 약화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현재 주가는 할인율 상승과 비메모리 경쟁력 우려를 모두 반영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수요 훼손 우려까지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기대해야"…개미는 4578억 순매수
전문가들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를 기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파운더리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1% 증가한 1220억달러(약 149조원)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의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올해 파운더리 매출액은 24.1% 증가하는 등 시장 대비 초과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 개선되고, 주가 7만원 이하는 단기 최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현재 PER(주가수익비율)은 9배 수준으로 급격한 업황 하락기간의 밸류에이션인 PER 10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미리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4102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매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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