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가 '매파'라고?…"성장·물가 균형"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김주현 기자 2022.03.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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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사진)을 지명했다.(청와대 제공) 2022.3.23/뉴스1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사진)을 지명했다.(청와대 제공) 2022.3.23/뉴스1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된 이창용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이 어떤 통화정책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자의 최근 발언만 놓고 보면 아직 매파(통화긴축 선호)인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적어도 강경 매파는 아닌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후보자는 24일 한은 총재 후보자 지명소감을 통해 "성장, 물가, 그리고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한은의 목표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란 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을 언급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성장을 고려하겠다는 것도 현 시점에서는 차기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가 올들어 내놓은 발언을 두고 매파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자는 지난 1월 회계법인 EY한영이 개최한 '2022년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은 경기회복세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물가안정, 경기회복, 자산가격 연착륙 등 상이한 목표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통화·재정정책의 섬세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자는 올해 초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유동성에 의존해서 부채비율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향후 굉장히 금융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통해서 좀 힘이 들더라도 부채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그런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9년 1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국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청와대 제공) 2019.1.28/뉴스1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9년 1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국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청와대 제공) 2019.1.28/뉴스1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당 발언만 놓고 이 후보자를 매파로 분류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해당 발언을 할 당시 이 후보자가 IMF 국장 신분이었다는 점에서다. 그가 소속된 IMF라는 기구의 특성상 금융건전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는 얘기다.

이 후보자가 과도한 부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를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는 점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7년 6월 한국금융학회에서 "부채급증으로 경제가 어려운 국가는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보다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처럼 거시건전성 정책을 먼저 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자가 그간 고령화를 한국 경제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꼽아 왔다는 점도 매파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대체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복지지출이 늘어나 고금리 정책을 사용하기 어렵다. 민간과 정부 모두에게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가) 현 정책(금리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나 이 국면이 지나면 성장과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며 "이 후보자의 색깔은 취임 이후 드러나겠으나 현재로서는 그가 강경 매파로 자산가격과 부채 때문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전략 파트장은 "이 후보자가 이주열 총재와는 달리 경제 둔화 우려를 보고 있다는 점만 놓고 비둘기파적 성향이 강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한은 출신보다는 좀 더 유연성있게 대응하지 않을까 싶다"며 "물가와 관련해서도 아시아 지역 물가부담이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다고 (비둘기파적) 발언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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