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길드워2 덕에...엔씨소프트 북미법인 7년만에 흑자전환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22.03.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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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워2 스틸컷. /사진=엔씨소프트길드워2 스틸컷.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210,000원 ▲6,000 +2.94%)의 북미시장 진출 교두보인 엔씨웨스트홀딩스(엔씨웨스트)가 지난해 7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스테디셀러 길드워2의 세번째 확장팩에 대한 기대감이 미국 유저들에게 퍼지면서 3년 새 유저가 2배 늘어난 영향이 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웨스트는 지난해 164억원의 매출과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2020년에 비해 19%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015년부터 적자를 이어온 지 7년만의 흑자다.



길드워2의 확장팩이 결정적이었다. 2012년 출시된 길드워2는 16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통상 MMORPG에서 확장팩은 신작 출시와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길드워2는 2015년, 2017년 확장팩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으나 올해 출시된 확장팩 '엔드 오브 드래곤즈'가 북미 유저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았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유저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확장팩 출시를 앞두고 기대감을 갖게 된 유저들이 복귀하면서 실적이 좋아진 영향이 컸다"며 "이번 확장팩을 통해 새로운 지역, 직업, 챕터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장팩 출시 전부터 유저들을 불러모은 결과"라고 바라봤다.



해외 리뷰사이트도 이번 확장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고 권위의 리뷰사이트 중 하나인 '메타크리틱'은 길드워2 확장팩에 대해 전문가리뷰 83점을 매겼다. 최근 북미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스팀 접속자 1위에 오른 로스트아크(81점)를 뛰어넘는 점수다.

북미 게임매체 'MMORPG닷컴'은 "이번 확장팩은 지난 2번의 확장팩이 지닌 장점을 모두 담았다"며 "이번 확장팩은 지난 10년간 이어온 길드워2 시리즈 중 가장 완벽한 정점이며, 앞으로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기대된다"며 평점 90점을 부여했다.

그간 엔씨웨스트는 2015년 적자전환 이후 눈에 띄는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매년 수십억~수백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다. 자본 잠식에 빠지면서 2019년 엔씨에서 1300억원을 들여 유상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엔씨웨스트의 패인으로는 국내와 다른 북미 게임문화가 꼽혔다. 국내와 달리 북미에선 리니지 등 한국형 MMPRPG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2012년 출시한 길드워2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이어왔으나 다른 타이틀은 흥행에 실패했다.

이번 길드워2 확장팩의 성공과 이에 따른 북미법인의 흑자전환에 힘입어 엔씨의 북미 진출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엔씨웨스트가 해외진출을 위한 M&A 거점으로 주요한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진출 위해 다양한 노력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리니지W의 북미·유럽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서구권 공략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 플랫폼, 콘텐츠를 강화하는 전략을 TL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작인 프로젝트 TL은 서구권 공략을 위해 스팀 플랫폼에 출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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