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엔켐, SK온따라 터키행···2025년 생산능력 50만톤으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3.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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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엔켐, SK온따라 터키행···2025년 생산능력 50만톤으로


국내 1위 이차전지용 전해액 제조기업 엔켐 (197,000원 ▲10,900 +5.86%)이 시장 확대에 발맞춰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 고객사를 따라 터키에 신규 생산법인 설립도 예고했다. 2025년에 생산능력을 50만톤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4년 내 생산능력을 6배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다.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엔켐은 최근 터키 전해액 공장 신설을 유력 검토 중이다. 확정시 2024년 기준 연간 2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를 통해 유럽에만 폴란드, 헝가리, 터키 등 세 곳에 생산거점을 확보한다. 엔켐은 현재 미국, 유럽, 한국, 중국 모두에 생산거점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진출 소식도 알렸다.



엔켐은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전해액 제조 전문기업으로 지난 2012년 설립됐다. 충북 제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엔켐의 터키 진출 확정 건은 고객사인 SK온이 최근 포드, 터키 현지 대표기업 코치와 손잡고 터키 현지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SK온은 이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해당 공장에서는 오는 2025년부터 연간 30~45GWh 규모로 하이니켈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당 70KWh 용량 배터리 탑재시 약 43만대~64만대 규모다.

전해액이란 이차전지 내 리튬이온의 이동을 담당하는 매개체다.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내 원가구성은 양극재가 약 37%로 가장 높고 이어 분리막(19%), 음극재(18%), 전해액(13%) 순으로 구성된다.


전해액은 염, 용매, 첨가제로 구성되며 안정성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배터리 개발단계부터 배터리 업체와 전해액 업체들이 공동으로 특화된 전해액을 공동 개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유통기한은 생산 후 3~4개월 정도로 짧기 때문에 배터리 공장 근처에 전해액 공장을 두는게 유리하다.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엔켐의 매출액 증가세도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엔켐 기업설명회에 따르면 엔켐은 2013년 매출 20억원에서 16년 200억원대로 10배, 지난 2021년 2105억원의 매출 성장을 이뤄 또 10배 컸다. 엔켐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더블텐 달성'이라 부르며 앞으로 5년간 또다시 10배 성장을 이루겠다는 '트리플텐' 목표도 내건 상황이다.

단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2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률 감소"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배터리 시장에서 엔켐의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으로 독보적 1위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해외기업 중에서는 중국 CATL, 리셴 등을 고객사로 뒀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티엔치(Tinci·22%), 캡켐(Capchem·16%), 궈타이(Goutai·10%) 등 중국 기업 3사가 톱3를 차지하고 있다. 엔켐의 점유율은 약 5%다. 단 중국은 현지 내수시장에 기댄 성장 영향이 크다.

엔켐은 2025년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이 현재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이 제한적인 점, 일본 기업의 투자가 더딘 점, 엔켐이 순수 전해액 기업으로 설립돼 빠르게 현재의 입지를 다져놓은 점 등에 비춰볼 때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본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보고서를 내고 "전해액은 배터리 주요 4대 소재 중 하나로 공정 진행 과정에서 유해물질(불산)이 사용되기 때문에 공장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소재"라며 "중국 전해액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고 대표 전해액 상위 업체인 미쓰비시의 증설 계획은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엔켐은 최근 터키 진출과 함께 미국 등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능력 상향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지난해 말 예상했던 2025년 기준 생산능력 전망치는 약 22만5000톤이었지만 최근 내부적으로 이 전망치를 50만톤으로 두 배 이상 높이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엔켐의 생산능력이 7만5000톤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4년 내 6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것인 만큼 자금 조달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엔켐은 이미 지난해 코스닥 상장(IPO)을 통해 약 920억원을 조달했으며 상장 이후에는 운영자금 조달 등을 목적으로 900억원 상당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 사모 발행 계획도 알렸다.



한편 엔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발맞춰 생산능력 확장이나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두고 내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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