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신약, 연거푸 美 진출 좌절…재도전 성공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3.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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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신약, 연거푸 美 진출 좌절…재도전 성공 가능성은?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제약·바이오사 두 곳이 미국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신약 승인을 받는데 실패했다. 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는 면역글로불린 주사제 IVIG-SN 10%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고, 메지온 (36,000원 ▼650 -1.77%)은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 쥴비고(유데나필)에 대해 임상 시험 통계적 유의성을 지적받았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이기에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출해야 할 곳이다. FDA 까다로운 심사에 시장 진출은 늦어졌지만 제품 자체에 하자가 없는 만큼 최종 허가까지 가능하다는 게 이들 회사 입장이다.



메지온은 지난 21일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 유데나필의 FDA 허가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FDA가 문제 삼은 것은 유데나필 임상 3상 데이터다. 단심실증은 심장 좌·우심방이 모두 하나의 심실로 연결된 병으로 폰탄수술로 치료한다.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는 복용 후 환자 운동 능력 향상 정도를 평가하는데 최대 운동 상태에서의 최대 산소 소비량을 측정하는 1차 평가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FDA 지적이다.



이후 메지온은 폰탄수술 후 정상인에 가까운 운동 능력을 갖게 된, 이른바 '슈퍼 폰탄' 존재를 알게 됐고 이들을 제외한 데이터에서 유데나필의 임상적 유효성을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치료가 필요 없는 건강한 사람이 환자로 들어가 임상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수치가 안 나왔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 제출해 승인 확률 높이려 했지만 FDA는 사후분석(post hoc)은 규정상 승인 여부 판단 근거로 사용하기 어렵다며 거절했다.

메지온은 강력한 추가 임상 의지를 밝혔다. 유데나필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추가 임상을 위한 자금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유데나필은 2016년 3월 임상 3상을 시작했으며 2020년 6월 FDA에 NDA(신약허가 신청)를 제출했다. 약 4년이 걸린 셈인데 메지온은 "추가 임상에서는 지표를 단순화하고 더 적은 환자로 진행해 임상 소요 시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 진출이 늦어졌지만 아직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이 없는 만큼 유데나필 시장성은 여전히 높다. 미국 폰탄 시장 규모는 약 25억달러(2조8580억원)로 추정되며 희귀의약품인 만큼 출시 후 빠른 침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사 신약, 연거푸 美 진출 좌절…재도전 성공 가능성은?
메지온보다 앞서 GC녹십자는 자사의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 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IVIG-SN) 10%가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충북 청주시 오창 혈액제제 생산시설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CRL(Complete Response Letter)은 제약 업체가 신약 허가 신청 시 제출한 자료에서 문제가 발견됐을 때 보완을 요구하며 발부하는 문서다. 2016년과 2017년 같은 제제의 5% 함량 제품(IVIG-SN 5%)도 FDA 승인을 받지 못했기에 과거 실패 사례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과거 5% 함량 제품의 CRL 발부 원인이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Chemistry·Manufacturing·Control, CMC) 문제였다면 이번 IVIG-SN 10%은 기술적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FDA 승인도 긍정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C녹십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BLA를 다시 제출(Resubmission)하고 FDA와 공장 실사 날짜를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돼 현지 실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FDA는 재제출 수령 이후 6개월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공장 실사까지 마친 뒤 올해 하반기에는 다시 승인을 노릴 수 있다.

이외에 휴젤 (202,500원 ▲2,600 +1.30%)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가 이달 말 FDA 심사 완료를 앞두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3월 레티보에 대한 NDA를 제출했으며 FDA는 오는 31일까지 심사를 마쳐야 한다. FDA 심사를 통과하면 연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308,500원 ▼7,500 -2.37%)의 롤론티스··포지오티닙도 올해 하반기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2003년 LG화학의 팩티브(제미플록사신)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3개 의약품에 FDA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2020년 휴온스의 부피바카인염산염 주사제 이후 FDA에 승인받은 국산 약은 없다. 신약으로만 한정하면 2019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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