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바라보는 전문가들 시선 "현대차를 반면교사로"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2.03.2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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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기로에 선 삼성, 노조의 길⑤

편집자주 대한민국 1등 기업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사 관계가 불안해지면 여파는 단일 기업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임직원과 주주, 협력사는 물론, 재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첫 노조 설립 후 4년, 삼성전자 노사 관계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놓인 삼성전자 노사간의 위태로운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참석한 노동조합 대표단 간담회 안건인 급여체계와 휴식권 요구안 등에 대해 오는 25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이미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만 거치면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노동·경영계 전문가들은 노사 양측이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서 삼성전자가 갖는 특이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매출 280조원을 달성하면서 국내총생산(명목 GDP)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경우 회사 내부는 물론 협력사,주주 등 경제 전반에 손실을 줄 수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협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내홍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 협상이 부진하더라도 파업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 않아야 한다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수급난과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인한 공급난 등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상생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리딩기업 노조들은 스스로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 등 국내외에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데다 해외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일방의 지나친 요구로 파업 등 극단적인 상황이 생길 경우 기업 전체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사갈등이 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해외 기업 노조의 경우 경쟁력 강화 부문이 주요 논의 중 하나이지만 삼성전자 노사갈등에서는 논의가 급여인상·이익분배에 한정돼 우려스럽다"라며 "아직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으나 갈등이 계속될 경우 현대자동차처럼 '노조 리스크'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설립된 지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아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사측의 반노조 정책으로 가입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면 저조한 가입률은 조직 내 호응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노조의 성격이 아직 충분히 검증되어 있지 않아 대내외적 공인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좀더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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