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인상' 교촌, 소비자 불매 매운맛?…4분기 시원찮은 성적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2.03.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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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매출액 1296억, 영업이익 86억… 시장 예상치보다 각각 3.8%, 41.9% 적어

교촌에프앤비 본사 전경/사진= 교촌에프앤비교촌에프앤비 본사 전경/사진= 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 (10,900원 ▲70 +0.65%)가 지난해 4분기에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치킨 가격 인상 스타트를 끊으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심을 산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원부자재 값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줄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296억원,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보다 각각 3.8%, 41.9% 적다. 전분기보다는 각각 0.9%, 42.7% 줄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3% 늘고 영업이익은 31.7%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 14.5%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4분기 실적이 나빠진 셈이다.



치킨값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구매가 줄었고 원부자재 가격도 악재였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인상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 감소로 매출액 성장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1월 교촌치킨 제품 가격을 평균 8.1% 상향하며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 행렬을 이끌었다. 치킨 업계 매출 1위인 교촌에프앤비의 가격 인상 이후 bhc, 굽네치킨, 멕시카나 등이 잇따라 치킨 가격에 손을 댔다. 일부 소비자들은 "배달비 유료화를 처음 만든 교촌치킨이 치킨값 상승도 부추긴다"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사진= 교촌에프앤비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사진= 교촌에프앤비
업계는 이같은 가격요인과 함께 '갑질 논란'으로 물러났던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가 경영에 복귀하는 점이 향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

2018년 권 창업주의 6촌인 권순철 당시 교촌에프앤비 상무가 2015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그 뒤 권 전 상무가 퇴사했는데 약 10개월 후 다시 입사하고 임원으로 승진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며 교촌에프앤비는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게 교촌치킨 불매 운동으로 확산하자 권 창업주는 2019년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그 뒤 3년여 만에 권 창업주가 교촌에프앤비 사내이사로 복귀를 추진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 창업주가 갑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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