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에서 '유니콘' 깜짝 변신...MSP시장에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2022.03.2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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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메가존/사진제공=메가존


M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 메가존은 최근 국내 클라우드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콘' 타이틀을 얻었다. 올해 상반기 내 5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가 마무리되면, 메가존이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9000억원에 이른다. 업계는 메가존의 유니콘 등극을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효율적인 관리·운영으로 한 단계 진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16일 IT(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클라우드 시장 성장과 함께 MSP 사업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MSP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와 같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고객사 상황에 맞게 구축해주고 운영·관리를 지원하는 일종의 '중개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올해 4820억달러(약 593조원)에서 2025년 8375억달러(약 1032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도 연 평균 18%씩 성장 중이며, MSP 시장 규모 역시 올해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MSP는 CSP에 지급해야 하는 인프라 원가와 인건비가 높다보니 수익성이 낮은 사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실제로 메가존과 베스핀글로벌 등 주요 MSP사업자들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클라우드 전환 과정에서 기업 기밀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해 MSP 이용을 꺼리는 경우도 많았다.



만년 적자에서 '유니콘' 깜짝 변신...MSP시장에 무슨 일이
코로나19가 MSP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디지털 서비스 수요와 함께 클라우드로 전환하려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MSP 고객사와 매출이 늘어나는 '규모의 경제'가 조성됐다. 메가존이 지난해 매출 9000억원을 달성해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데다 '유니콘'이라는 명예까지 얻게 된 배경이다. 또 다른 MSP 사업자 베스핀글로벌도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처음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커지는 MSP 시장...IT서비스 기업에 보안업계까지 참전
클라우드 업계는 올해 시장 주도권을 MSP가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시국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이미 주요 기업들은 클라우드 전환을 마친 상태다. 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먹통이 될 것에 대비해 AWS와 MS 에저 등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갖춘 경우도 늘고 있다. 그만큼 클라우드 서비스마다 다른 운영 환경을 단순하게 구성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MSP의 관리 노하우가 중요하다.

이에 MSP 시장을 잡으려는 IT서비스, 보안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진다. 삼성SDS는 올해 클라우드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대외 사업을 클라우드 중심으로 추진해 내년에는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LG CNS는 여러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구독해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싱글렉스'를 출시했다. 안랩과 윈스 등 보안업계 역시 MSP 사업에 뛰어들었다. IT서비스 기업은 대규모 서버 구축과 운영 경험을, 보안기업은 안전한 클라우드 관리 기술을 내걸고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주요 IT기업이 MSP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락인(Lock-in)' 때문"이라며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선 CSP는 언제든 다른 서비스로 바꿀 수 있지만, MSP는 한번 선택하면 이미 운영 중인 환경 때문에 다른 서비스로 바꾸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와 차별화 서비스를 내걸고 고객사를 유치하려는 MSP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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