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고차 진출에 스타트업들 "시장 더 커진다…환영"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03.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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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한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한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중고차 판매 시장에 대기업 진출이 허용되자, 관련 신사업을 추진해오던 스타트업 업계는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대기업 진출로 당장 경쟁은 심화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고차 시장규모를 키우고 소비자 신뢰도 역시 높일 수 있어 긍정적 요소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경쟁 심화되겠지만…기술·서비스 있으면 잠재력 확장 기회"
1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전날(17일) 저녁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부적합 의견을 낸 지 2년4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249,500원 ▼500 -0.20%)와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판매가 가능해졌다.



업계의 판을 바꿀만한 '메기'의 출연으로 업계의 경쟁심화가 예상되지만 새로운 사업모델로 중고차 판매시장을 공략하는 스타트업들은 오히려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높여 시장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를 운영하는 미스터픽 관계자는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일차적으로는 네임밸류가 높은 대기업으로 진입하게 될테니 일시적인 피해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플랫폼은 중고차매매업과 동일한 업종은 아니지만 대기업 진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현대차는 지난 1월 계열사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거래플랫폼 '오토벨'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중고차 매매업을 시작하면 플랫폼 스타트업에도 경쟁심화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미스터픽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에 신뢰를 갖고 참여하게 돼 파이(규모)가 커지는 부분이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의 경우 성장잠재력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헤이딜러를 운영하는 피알앤디컴퍼니도 공식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헤이딜러는 지난1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프라이머파트너스 등에서 총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계형 적합업종 논란이 된지 2년이 됐고, 완성차 업계가 시장진출을 선언한 뒤 투자유치를 한 것"이라며 "투자업계에서도 대기업 진출이 악재가 아니라고 본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부가서비스 제공 스타트업들도 "환영…이미 예상하고 준비"
플랫폼 외 '구매 시 전문정비사 동행'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카바조와 마이마부는 모두 "중고차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마이마부 측은 "이미 대기업이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모델을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증권시장에서도 같은 반응이 나왔다. 정부의 대기업 중고차 진출 허용 발표 다음날 케이카 (13,120원 ▲30 +0.23%)는 장 초반 고점 3만6000원으로 전일대비 1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경록 삼성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진출이)케이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오히려 온라인 시장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밝혔던 오토앤 (4,705원 ▼60 -1.26%) 역시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중고차 시장에 신규 유입될 소비자들이 상당히 많아질 것"이라며 "중고차 매매시장에서 또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면 신규고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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