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번째로 많이 샀다…반도체 대란에 1년새 16% 성장한 시장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2.03.1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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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번째로 많이 샀다…반도체 대란에 1년새 16% 성장한 시장


코로나19(COVID-19)사태 이후 시작된 반도체 대란에 반도체 소재 시장도 활황을 맞았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공급량을 늘리면서 웨이퍼와 패키징 재료 수요 역시 늘어나면서다.

17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 규모는 매출 기준 643억달러(79조3780억원)로 집계돼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역대 사상 최대치였던 2020년(555억달러)에서 1년만에 15.9% 늘어난 규모다. 면적 기준으로도 141억6500만 제곱인치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 재료 매출이 전년도 대비 15.5% 증가한 404억달러, 패키징 재료가 16.5% 증가한 239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웨이퍼는 반도체 핵심 재료로 원통형 실리콘을 잘라 만든 원형판이다. TV와 가전, 자동차에 쓰이는 반도체를 만드는 8인치 웨이퍼와 CPU(중앙처리정치) 등 첨단 공정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12인치 웨이퍼로 나뉜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비대면 문화로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의 수요가 커지면서 반도체 칩 수요가 성장했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자 반도체 업체들이 잇따라 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공급량을 늘렸고, 자연히 반도체 재료 소비 역시 증가했다.

실제로 수요가 몰리면서 웨이퍼 생산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점유율 1위 일본 신에츠화학과 2위 섬코가 20%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초엔 대만의 FTS와 웨이퍼웍스도 10%~30%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웨이퍼 업체들은 가격 상승 요인을 웨이퍼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시설 투자로 꼽았다.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도 향후 3년간 1조495억원을 들여 웨이퍼 공장 증설에 나선다고 이달 15일 발표했다. 업계는 웨이퍼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2026년까지 계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반도체 생산 기지가 한국과 대만, 일본 등 아시아에 몰려있는만큼 반도체 소재 상위 소비국 역시 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했다. 미국반도체협회(SI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아시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73%다.


SEMI는 지난해 한국이 반도체 소재 구매에 105억7200만달러(12조8333억원)을 써 세번째로 큰 소비국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5.9% 늘어난 규모다. 1위는 147억1100만달러의 대만, 2위는 119억2900만달러의 중국이었다. SEMI는 "파운드리 역량과 고급 패키징 기반을 갖춘 대만이 세계 최대 반도체 재료 소비국 자리를 2년 연속 차지했다"고 전했다.

아지트 마노차 SEMI 대표이사(CEO)는 "반도체 칩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업계의 생산 능력 확장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재료 시장이 지난해 이례적 성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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