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전문성·경험' 인수위 구성… '실력 최우선' 고려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김도균 기자 2022.03.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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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측 제공) 2022.3.16/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측 제공) 2022.3.16/뉴스1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24명의 인수위원회 위원 선임을 마치고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돌입한다. 관료와 학계 등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용하면서 '실력 최우선' 인선을 단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인사들을 곳곳에 배치하면서 공동정부 취지도 살렸다. 다만 부동산, 원자력 등 핵심 공약 이행을 위한 전문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성·경험' 초점 맞춘 인선… "실력만 본다" 원칙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올해 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7/뉴스1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올해 1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7/뉴스1


윤 당선인은 17일 경제2·과학기술교육·사회복지문화 분과와 대변인단 구성을 발표하며 인수위 인선을 마무리했다. 윤 당선인은 18일 인수위 현판식을 열고 안 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과 함께 인수위 가동에 들어간다.

정부 인수 실무작업을 담당할 7개 분과 인수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문성과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생활 대부분을 보낸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추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 청와대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윤석열 정부의 유력한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로 꼽힌다.



경제1분과 간사 최상목 농협대 총장과 경제2분과 간사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역시 각각 기재부와 산업자원부에서 근무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외교통상부 2차관 출신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외교안보분과를 총괄한다. 윤 당선인의 경제, 외교안보 공약을 효과적으로 정책으로 구현하면서도 연속적인 부처 운영체계를 확립하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거시경제 담당인 경제1분과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왼쪽부터),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간사는 최 전 차관이 맡는다. (뉴스1 DB) 2022.3.15/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거시경제 담당인 경제1분과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왼쪽부터),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간사는 최 전 차관이 맡는다. (뉴스1 DB) 2022.3.15/뉴스1
학계 인사들도 중용했다. △기조: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 교수 △경제1: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경제2: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정무사법행정: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과학기술교육: 김창경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사회복지문화: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인수위에 합류했다.


김소영 교수는 윤 당선인의 경제 공약 전반을 설계한 경제책사다. 김 교수는 금융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로 유명한 회계 전문가인 최종학 교수는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 수사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대선 국면에서 윤 당선인 지지를 선언한 적도 없는 인사로 "실력만 본다"는 윤 당선인의 인사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에서 근무한 현장 경험도 중시했다. 왕윤종 교수는 디지털 경제와 신사업 전문가로 SK 경영경제연구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제교사로 불렸다. 경제2분과에 속한 유웅환 전 SK 혁신그룹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을 비롯해 보스턴컨설팅, 맥킨지앤컴퍼니,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등을 두루 거친 반도체 설계자다.

국민의힘 의원, 安인사 곳곳 배치… 부동산·원자력 전문가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정무사법행정분과에 임명했다.  간사는 국민의힘 유일한 호남 지역구 재선 의원인 이 의원으로, 그는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뉴스1 DB) 2022.3.15/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정무사법행정분과에 임명했다. 간사는 국민의힘 유일한 호남 지역구 재선 의원인 이 의원으로, 그는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뉴스1 DB) 2022.3.15/뉴스1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이용호 의원은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로 선임됐으며, 검사 출신 유상범 의원도 같은 분과 인수위원으로 합류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로 임명했다. 노동 전문가인 임이자 의원은 사회복지문화 간사를 맡는다. 임 의원은 한국노총 여성위원장 등을 거친 재선 의원으로 현재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다.

안 위원장 측 인사도 인수위에 합류하며 균형을 맞췄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이 기조분과,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사회복지문화분과에서 일한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한 이 의원은 안 위원장과 윤 당선인의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김도식 부시장은 안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직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오른쪽)가 올해 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신용현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3/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오른쪽)가 올해 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신용현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3/뉴스1
인수위 대변인으로 선임된 신용현 전 국민의당 의원도 안 위원장 측 인사다. 신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바른미래당 공동수석대변인, 원내부대표 등을 지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과학계 인사다.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인수위원 24명 중 부동산, 원자력 등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에 특화된 인사가 없다는 점은 예상 밖이다. 윤 당선인은 임기 내 250만호 공급,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춘 부동산 공약과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바 있다. 전문위원, 실무위원 인선을 통해 관련 전문인력을 충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해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실수하지 않는 아마추어가 아닌 인재를 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큰 미래로 가기 위한 통합과 포용의 정부를 구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인선이 발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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