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온(靜穩)한 생활환경의 조건

머니투데이 유연수 에디터 2022.03.16 15:46
글자크기

층간소음연구소 설립한 ㈜휴팡 이희찬 대표 '이웃 배려는 매트 설치로부터'

정온(靜穩)한 생활환경의 조건


요즘 돈이 되는 사업이 건축음향학과 관련된 일이라고 한다. 건축음향학은 건축물에서 소리의 울림과 그 효과적 이용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웃의 층간소음이나 진동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복수'하려는 심리에서 사업성을 발견한 재간꾼들이, 건축음양학 기술을 이용해서 더 큰 소음과 진동으로 복수하는 장비를 만들어 파는 것이다. 골전도 스피커, 우퍼 스피커 등이 문제의 '앙갚음용' 제품으로, 해를 입은 만큼 복수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소리가 우리의 마음, 기분, 기억, 주의집중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연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는 우리의 감정과 정서를 해친다.



원래 우리가 집안에서 일상으로 듣는 소리는 대체로 가족끼리 나누는 '말'이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이와 거의 동시에 진행된 가정의 파편화로 '말'의 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그 빈 공간을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아닌 것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두 가지 소음이 대표적인데, 하나는 아파트 외벽을 타고 올라오는 외부의 소리이고, 다른 하나는 천장을 사이에 둔 이웃이 내는 소리이다.

외부의 소음은 대개 기계음이다. 코로나로 재택근무중인 '확찐자"가 주문한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가 할리데이비슨의 덕후이면, 그의 오토바이는 소음기가 변형되어 그의 심장 고동과 동조(同調)되는 굉음을 내고, 라이더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활력을 얻으며, 신나게 질주 한다. 반면, 그가 즐기는 굉음은 누군가의 신경을 찢어내는 소음이기도 하다. 기계가 내는 소음에 민감한 사람은 벽을 타고 증폭되면서 올라오는 오토바이의 소음에 끔찍이 시달리다가 마침내 저격용 산탄총이나 사냥용 양궁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취소하는 행위를 매일 반복한다.



이웃이 내는 소음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보다 더 심각한 스트레스를 가한다. 위층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소음에 우리의 귀와 뇌는 일단 그 소리를 통제하려고 시도하고, 실패하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시도 한다. 참다 참다 천장에 빗자루를 던지는 것은 귀마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서이다.

3월 15일(어제이다), 환경부는 이륜차의 소음허용기준부터 이동소음규제지역까지 소음관리체계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30년 만에 '국민의 정온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외국 기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 조치가 30년, 20년 전에 이루어지지 않은 것과, 이제서야 정부가 내년 7월부터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것은 '국민의 정온한 생활환경'이 요 근래 와서야 위협받고 있어서인가, 아니면 건설과 이륜차 업계가 막아서인가, 아니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해서인지 알 수가 없다.

무엇(누구) 때문에 우리 모두가 층간소음의 증오유발자(가해자)이면서 복수의 화신(피해자)이 되었는지 따지는 것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이 발생하는 원인은 윗집의 배려심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거주자의 편의를 외면한 주택정책과 이에 편승해 집장사에만 열중한 건설사에 있다. 하지만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주거의 질을 넘어서서, 생사의 문제로까지 확대되었다. 칼부림을 동반한 다툼은 죽음이 있어야 뉴스가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사태의 원인제공자들이 해결책을 마련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여유가 없다. 임사조치일망정 아래층의 사랑하는 이웃이 자기 집 천장에 뭔가를 집어 던지기 전에, 어떤 끔직한 것을 설치하기 전에 무엇이라도 해야만 하는 것은 건설사도, 공무원도 아닌 위, 아래 천장을 맞대고 사는 우리이다.

아래층을 배려하는 방법은 불필요하게 큰 울림이나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을 그렇게 신경 곤두세우며 지내는 것도 큰 스트레스가 된다. 이럴 때 바닥에 까는 층간소음방지 매트가 도움이 된다. ㈜휴팡(대표이사 이희찬)은 국가공인인증기관 수준의 층간소음 연구소를 설립하여 소음차단 매트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는 생산설비와 연구 개발 역량을 보유한 회사이다.

머니투데이는 ㈜휴팡의 이희찬 대표와의 문답을 통해 소음차단 매트가 '국민의 정온한 생활환경을 조성'할 차선책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휴팡의 층간소음매트 제품군/사진제공=휴팡휴팡의 층간소음매트 제품군/사진제공=휴팡
Q. 층간소음차단매트의 과학적 원리를 알려달라.
바닥이 단단한 곳에 오디오가 있다면, 스피커 바로 근처에 깔개를 놓아보라. 그러면 소리가 약해진다. 왜냐하면 바닥에서 직접 반사되는 소리뿐 아니라 바닥에서 반사된 소리가 다른 지점에 부딪혀 다시 반사되어 나오는 소리도 전부 약해지기 때문이다. 타일을 깐 단단한 벽과 바닥(욕실이 그렇다)은 반사하는 성질이 큰 까닭에, 해당 공간을 잔향이 풍부하게 만들긴 하지만 음향적으로 어수선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바닥에 매트가 깔려 있거나 천장에 부드럽고 불규칙적인 표면의 방음 타일이 설치되어 있으면, 진동하는 공기 분자의 에너지가 반사되기보다는 흡수가 더 많이 된다. 이것이 바로 사무실과 같은 장소의 소리 감쇄의 기본 원리이다.

Q. 휴팡의 층간소음연구소의 설립목적과 활용방안은 무엇인가?
이미 층간소음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어버려 거의 매일 사건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전문 매트 제조, 유통회사로서 휴팡이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연구전담부서의 설립을 서둘렀다.
중량충격음 발생기(맥머신)/사진제공=휴팡중량충격음 발생기(맥머신)/사진제공=휴팡
경량소음 발생기(태핑머신)/사진제공=휴팡경량소음 발생기(태핑머신)/사진제공=휴팡
층간소음 연구전담부서는 향후 박사급 연구원을 운영책임자로 초빙할 예정이며, 시설은 국가 공인 인증기관 수준의 설비를 갖춘 상태에서 출범했다. 실험동은 2개층으로 2층의 음원실과 중간의 철근 콘크리트 평면, 1층의 수음실로 이루어져 있다. 2층의 음원실에서 태핑머신(Tapping Machine Light Floor Impact Sound Generator:경량소음발생)과 맥머신(Heavy Floor Impact Source:중량소음발생) 등 장비로 소음을 발생시키며, 중간의 시험바닥을 거친 소음은 1층의 수음실에서 소음계, 교정기, 주파수 분석기 등의 장비를 통해 정밀하게 측정되는 과정을 거친다.

모든 설비는 ISO 140-8 및 JIS A 1440-2 등의 국제규격을 기초로 작성한 한국산업표준에 따라 엄격하게 제작되었으며, 또한 측정방법에서 데이터의 처리 전과정이 국가 공인 인증기관 수준에 손색이 없다. 양사는 향후 층간소음 연구전담부서를 국가 공인 인증기관을 목표로 하여 연구소로 키워갈 생각이다.

현재는 층간소음매트 제품의 실험을 매일 진행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결과를 반영해 신소재 발굴과 신공법의 개발의 기초로 삼기로 했다. 고객들이 직접 방문할 경우, 층간소음연구 실험동을 개방해 층간소음측정 과정과 원하는 매트를 시료로 하여 층간소음 저감 효과 측정과정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

Q. 소음차단매트제작 기술력을 어떻게 확보하였는가?
㈜휴팡은 2020년 9월, 애견매트를 출시하면서 첫 선을 보였다. 전기온수매트에서 층간소음매트에 이르기까지 매트류 전반을 망라하는 매트전문기술기업 삼바텍의 자매회사로 출발했다. 삼바텍과 생산설비와 연구개발 역량을 공유하면서 단기간에 뛰어난 품질로 입소문이 나면서 애견매트는 물론 층간소음매트 시장에까지 짧은 시간에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Q. 휴팡만이 갖는 제품의 특징은 무엇인가?
휴팡(HUPANG)'은 회사명이면서 상표이기도 하다. 쉰다는 의미의 한자, 휴(休)에 방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 팡을 더하여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이 사는 공간의 바닥재 분야에서 품질과 기술로 인정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이미 휴팡이 출시하는 롤타입의 층간소음매트는 PVC를 비롯한 4소재 9층 구조임에도 유해화학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특허공법으로 생산하여 남다른 품질을 자랑하는데, 2021년 우수특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라돈가스, 유해중금속 불검출 등 안전성에서도 앞서가면서 쿠션감, 인장강도 등 물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현재 수준에서도 층간소음 차단효과가 우수한데 국가 공인 시험기관의 측정 결과, 층간소음 저감효과가 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 현재 우리나라의 소음관리시장의 현황이 궁금하다.
층간소음 제품은 건축 바닥재와 매트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건축 바닥재는 LX하우시스, 현대L&C, KCC 등 대기업이 과점하고 있으며 매트 시장은 파크론, 에코폼, 티지오, 삼바텍 등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제조 판매되고 있다.

건축 바닥재 시장의 규모는 3,000억 이상이며, 매년 20% 이상 수요증가가 예상된다. 매트 시장은 소재별로 PVC, PE, PU, TPU, 등으로 나뉘며 전체시장은 2,500억 이상으로 추정되고, 그중 PVC 소재의 제품 시장이 매년 25% 이상 증가 추세로 2022년도 약 1,000억 시장으로 예상된다.

Q. 휴팡매트의 주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의 주 고객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육아맘이다. 이들은 자녀와 함께 반려견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반려견과 함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해 소음차단매트와 애견매트를 동시에 구입하는 층이다. 현재 소음방지매트시장의 난맥상은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생산기반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팡은 제조기반을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 기술우위, 품질우위의 전략으로 유통시장을 정상화할 생각이다.
이희찬 휴팡 대표.이희찬 휴팡 대표.
Q. 기업가로서 경영의 원칙은 무엇인가?
사회 트렌드와 사회문제를 반영하는 층간소음매트와 애견매트 중심의 제품군을 생산, 유통하는 기업을 경영하다 보니 치열한 경쟁을 누구보다도 실감하고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안목이 까다로운 고객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쳐야 하기에 트렌드에 민감하고 디자인 감각도 갖춰야 한다. 경쟁사보다 한 걸음이라도 앞서 나가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유통에 치우쳐 있는데 비해 당사가 가진 제조의 강점을 살려, 생산설비를 더욱 확충하고 전문 디자이너의 채용을 통해 패턴 디자인의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나의 경영철학은 기술로 앞서가는 층간소음매트 애견매트의 개발과 공급을 통하여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고 편안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첫째, 내 이웃과 반려동물을 배려하는 고객들의 마음에 부응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둘째, 세상의 변화를 한발 앞서 읽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셋째, 정직한 경영을 통해 얻은 기업 이익을 직원과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다.

Q. 끝으로 장,단기 목표와 계획을 고객에게 밝힌다면.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이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휴팡은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층간소음매트는 물론 애견매트, 어린이 놀이방매트, 스포츠매트 등으로 공급제품을 다변화하고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품질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전담부서와 층간소음연구실험동을 설치하여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서울어워드 우수상품, 특허대상 수상 등의 실적을 쌓았으며,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도 인정받아 수출이 계속 늘고 있다.

향후 3년간 시장 점유율 및 매출액을 높이기 위해 차별화된 고기능·다기능 제품 개발과 층간소음 방지 기능, 충격흡수 기능, 미끄럼 방지 기능 강화를 통한 고령친화·안전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해외로는 알리바바, 아마존 등에 B2B, B2C, 영업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에 진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