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늘고 마진 좋아지니 은행 이자이익 46조원... 전년比 11.7%↑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2.03.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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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의 이자이익 현황/사진=금융감독원국내은행의 이자이익 현황/사진=금융감독원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이 46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출자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이가 벌어진 영향이다. 예대금리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새 공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2021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했다. 20개 국내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6조9000억원으로 전년(12조1000억원)보다 39.4% 늘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의 순이익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년(11조6000억원)보다 24.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HMM(구 현대상선)의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와 관련한 이익이 1조8000억원에 달했다.

은행들의 호실적을 견인한 건 이자수익이다.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은 46조원으로 전년(41조2000억원)보다 11.7%(4조8000억원) 증가했다. 2020년에는 이자수익 증가폭이 5000억원에 불과했다. 금감원측은 대출채권 증가로 이자수익자산도 2521조3000억원에서 2758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가계부채 총량 규제 아래서도 대출은 계속 늘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가 점점 벌어졌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이는 1.81%로 전년 1.78%보다 0.03%p(포인트) 확대됐고 같은 기간 순이자마진(NIM)도 1.42%에서 1.45%로 개선됐다.

예대금리차가 점점 심해지자 윤 당선인은 이와 관련한 새 공시제도 마련을 대선 공약에 담았다. 금감원도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산정 과정을 들여다보고, 개선안을 인수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자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7조원으로 전년(7조3000억원)보다 3000억원 줄었다. 외환·파생 관련 이익과 금리상승 등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대손상각비, 대손충당금 전입액 등을 합한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7조2000억원)보다 42.7%(3조1000억원) 줄었다. 전년 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라 대손비용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회계상 손익에는 반영되지 않으나 자산건전성 분류 결과에 따라 추가 적립하는 대손준비금의 순전입액이 전년보다 2조1000억원 늘었다. 은행이 부실을 대비하기 위해 쌓는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합한 잔액의 규모도 35조8000억원에서 37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꾸준히 권고한 결과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한 만큼 잠재부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며 "은행이 대손충당금과 자기자본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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