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美달러 ETF 잘 나가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03.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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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고공행진..美달러 ETF 잘 나가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미국 달러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인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조만간 1250원을 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달러선물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 상품인 'KODEX 미국달러선물 (12,830원 ▼200 -1.53%)'은 전 거래일보다 0.75% 오른 1만9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6월 22일(종가 1만735원) 이후 최고치다. 15일에는 장 중 1만980원까지 오르며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KOSEF 미국달러선물 (14,615원 ▼230 -1.55%)',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13,220원 ▼445 -3.26%)'도 14일에 이어 15일에도 나란히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13,850원 ▼425 -2.98%)'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13,890원 ▼465 -3.24%)'는 각각 14일, 10일에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레버리지 ETF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10%를 넘어선다. 14일 종가 기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의 수익률은 각각 10.17%, 10.11%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1.4%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신한금융투자의 '레버리지 미국달러선물', '달러인덱스 선물' 상장지수증권(ETN) 성과도 양호하다. 최근 3개월간 각각 9.5%, 2.5% 올랐다.

이처럼 미국달러 투자 상품의 수익률이 좋은 건 달러가치가 치솟고 있어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 러시아 디폴트 우려 현실화 가능성,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에 따른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미중 갈등 격화로 인한 홍콩 증시 급락, 중국 선전 락다운(봉쇄령)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32.0원) 대비 10.3원 오른 1242.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240원을 넘은 것은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게 되면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12년 8개월 만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러시아의 디폴트가 현실화 되고 국제유가도 다시 치솟을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번주 내 환율이 피크(정점)를 찍으면서 1250~126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대외 여건들이 대부분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재료들로 인식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2010년 이후 최상단까지 상승했다"면서 "과거 유럽재정위기, 유가 폭락, 미중 분쟁, 팬데믹 등 굵직한 사건들에도 1250원은 상방 지지선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추가 급등 시에도 1250원이 상방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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