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어디?" LG엔솔 또 신저가…2차전지株 '하락랠리' 못 멈추는 이유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3.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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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도대체 몇 층까지 내려가는 거에요!"

'공매도 맛집'이 된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올 초 IPO(기업공개) 대어로 평가받으며 코스피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지금은 바닥을 모른 채 추가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뿐 아니라 지난해 주목을 받았던 2차전지 대장주들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공급 차질 등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서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보다 4000원(1.1%) 하락한 35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초 상장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는 30만원이다.

시가총액 역시 빠지고 있다. 코스피 상장 당일 118조1700억원 규모였던 시총은 이날까지 28.81% 빠진 84조1230억원을 기록했다. 30조원 남짓 사라진 셈이다.



이날 개장 직후 LG에너지솔루션과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 시총 순위가 잠시 뒤바뀌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83조700억원으로 당시 SK하이닉스 시총보다 약 6500억원 적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하락세는 공매도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200 지수에 새로 편입된 후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주 매도 창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이다. 지난 14일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규모는 2918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 중 39.88%를 차지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으로 니켈 등 2차전지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수익성 악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스테인리스강,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산업용 니켈의 주요 공급국이다. 여기에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기업의 니켈 공매도 손실 만회를 위해 현물 구매에 나서자 니켈 가격이 111% 급등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천보…2차전지株 하락세 이어져
LG에너지솔루션 뿐 아니라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계속해서 빠지고 있다. 올해 장 개장일인 지난 1월3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2차전지 관련주인 엘앤에프 (150,600원 ▲2,200 +1.48%)(-19.18%), 에코프로비엠 (227,500원 ▼1,500 -0.66%)(-31.98%), 천보 (71,700원 ▼1,400 -1.92%)(-18.55%) 등은 크게 하락했다.

2차전지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좋지 않다. 같은 기간 동안 TIGER 2차전지테마 (22,730원 ▼335 -1.45%)는 25.68%, KODEX 2차전지산업 (19,200원 ▼215 -1.11%)은 25.21% 하락했다.

2차전지 관련주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는 건 니켈 뿐 아니라 기타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수급 불균형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의 4대 핵심 재료 중 하나인 양극재엔 리튬,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등이, 음극재엔 구리가 사용되는데 이들 원자재 가격이 올초부터 상승 랠리를 달렸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 관련 주들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기회를 엿봐야한다고 전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전망으로 성장주 디스카운트 요소 강화, 러시아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병목현상, 중국 선전 지역의 코로나19(COVID-19) 락다운에 따른 추가 공급망 차진 우려 등으로 단기적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취약한 시장심리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에 따라 2차전지 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해야한다"고 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악재가 반영될 시점인 3~4월까진 배터리 셀 업체에 대한 투자심리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나 공급망 차질 영향이 1분기 실적에만 국한될 것으로 판단된다면 낮아진 이익 기대치를 바탕으로 4월 이후 투자심리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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