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서 신분당선으로 환승하는 구간에 걸린 카카오뱅크 채용광고. /사진=윤지혜 기자
세자릿수 채용에 나선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강남역 신분당선 환승구간 부근에서 4개 기둥에 걸쳐 대대적인 '경력 개발자 대규모 채용' 광고를 진행했다. 최근 파격적인 인재영입책을 발표한 스타트업 그린랩스도 판교역 기둥을 "연봉 30% 인상 받고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하세요"라고 장식했다. 당근마켓도 네이버 본사가 위치한 정자역에 채용 일정을 공고했다.
개발자 영입은 '속도전'…이직 '쉽고 빠르게'
더블유게임즈와 그린랩스는 판교역에서 채용광고를 진행했다. /사진=윤지혜 기자
당근마켓은 자기소개서 없이 핵심직무역량만 쓰되, 24시간 내 서류결과를 안내해주는 '리쿠르트24' 캠페인을 오는 20일까지 진행한다. 지원자들은 빠르게 당락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캠페인 기간 우수 인재를 많이 만나기 위해 지원서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제외하고 핵심역량·경험만 강조하도록 했더니 지원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칫하면 타사에 지원자를 뺏길 수 있어 개발자 채용은 '속도전'이 핵심"이라며 "지원자 풀을 넓히기 위해 이전직장에서 1년만 근무해도 경력 개발자로 대우하는 등 지원 문턱도 낮추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경력 1일도 경력개발자 채용에 지원할 수 있게 했으며, 네이버는 매월 경력사원을 영입하는 월간채용을 상시화했다.
"연봉 1000만원 인상"…국내 최대 IT기업 네이버도 '긴장' 올해도 개발자 품귀현상이 심화하면서 연봉인상 경쟁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엔 게임사 중심으로 연봉인상 행렬이 잇따랐다면 올해는 카카오가 선봉에 섰다. 카카오는 최근 전직원 연봉을 평균 15%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기본급이 최소 500만원 이상 인상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올 초 연봉을 최대 1000만원가량 올렸다.
이에 국내 최대 IT기업인 네이버에서도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한 연봉인상 요구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4일 주주총회에서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이나 동종업계에서 노동에 대한 더 많은 가치를 약속하며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며 "이는 단순 한 사람이 들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하우의 상실, 남은 사람들의 사기 저하로 연결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