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폭등하자 7일만에 13% '뚝'…"2차전지 ETF 팔까요?"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3.16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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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불똥을 튀겼다.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우려에 니켈 가격이 폭등했는데 니켈이 2차전지 주원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다만 2차전지 밸류체인의 장기적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15일 KODEX 2차전지산업 (19,700원 ▼25 -0.13%) ETF는 전일 대비 125원(0.75%) 내린 1만6535원에 장을 마쳤다. TIGER 2차전지테마 (23,270원 ▼50 -0.21%) ETF는 210원(1.22%) 하락한 1만69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ETF는 최근 7거래일 동안에만 각각 13.29%, 12.70% 하락했다.



이들 ETF 상위 구성종목인 SK이노베이션,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형 배터리 종목들이 연일 약세를 보인 탓이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의 급락세는 최근 니켈 가격 폭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니켈은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 중인 삼원계의 주요 성분이다. 니켈 함유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전기차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니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니켈 생산 비중이 전 세계에서 9.2%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니켈 수급 불안과 함께 니켈 가격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며 "니켈은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 중인 삼원계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데 최근 가격이 급등해 밸류체인 내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톤당 니켈 가격은 연초 2만881달러였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10일에는 2만3886달러까지 상승했다. 특히 지난주 4일부터 7일 사이에는 63% 급등했고 장중 한때 10만달러까지 폭등하면서 매매가 정지됐다.


이 연구원은 "러-우 전쟁 등 매크로 상황이 호전될 경우 니켈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향후 하향 안정화될 가격대도 전쟁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완성차 업체의 원가 부담 가중, 배터리 셀 및 소재 업체에 대한 공급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는 단기적 가격 변동성은 높지만 2차전지 밸류체인의 장기적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배터리 공급량과 전기차 판매량 등 장기적인 시장 자체의 성장성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수정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구원은 "중국, 미국도 그렇지만 유럽은 특히 2030년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비율 목표를 55%로 상향하려고 한다"며 "유럽연합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의 전면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고 독일, 영국 등 국가도 2030년까지 판매 금지를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SNE리서치는 2020년 대비 2030년 배터리 시장 수요가 약 23배 성장할 것이라 발표했다"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지난 2월 2차전지 밸류체인 테마 ETF가 미국에서 신규 상장한 것을 보면 장기적 혁신 성장 테마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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