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 ETF 상위 구성종목인 SK이노베이션,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형 배터리 종목들이 연일 약세를 보인 탓이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의 급락세는 최근 니켈 가격 폭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니켈 생산 비중이 전 세계에서 9.2%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니켈 수급 불안과 함께 니켈 가격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원자재 공급 불확실성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며 "니켈은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 중인 삼원계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데 최근 가격이 급등해 밸류체인 내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톤당 니켈 가격은 연초 2만881달러였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10일에는 2만3886달러까지 상승했다. 특히 지난주 4일부터 7일 사이에는 63% 급등했고 장중 한때 10만달러까지 폭등하면서 매매가 정지됐다.
이 연구원은 "러-우 전쟁 등 매크로 상황이 호전될 경우 니켈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향후 하향 안정화될 가격대도 전쟁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완성차 업체의 원가 부담 가중, 배터리 셀 및 소재 업체에 대한 공급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는 단기적 가격 변동성은 높지만 2차전지 밸류체인의 장기적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배터리 공급량과 전기차 판매량 등 장기적인 시장 자체의 성장성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수정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구원은 "중국, 미국도 그렇지만 유럽은 특히 2030년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비율 목표를 55%로 상향하려고 한다"며 "유럽연합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의 전면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고 독일, 영국 등 국가도 2030년까지 판매 금지를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SNE리서치는 2020년 대비 2030년 배터리 시장 수요가 약 23배 성장할 것이라 발표했다"며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지난 2월 2차전지 밸류체인 테마 ETF가 미국에서 신규 상장한 것을 보면 장기적 혁신 성장 테마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