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주가가 1년 만에 30%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평가 손실도 커지고 있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199,500원 ▲2,000 +1.01%)는 전일대비 1500원(0.91%) 내린 16만3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6만2000원까지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현대차 주가와 실적을 동시에 억누른 변수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었다.
코로나19(COVID-19) 재확산과 완성차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 확보로 4분기에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은 원활하지 못했으며 1분기에도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현대차의 완성차 물량(매출) 감소분은 3조2000억원에 달했다. 생산 차질과 신차 재고 부족 여파로 글로벌 도매 판매는 3~4분기 2개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러시아 경제 제재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은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러시아 차량 수출도 중지했다. 원자재 부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니켈, 망간을 비롯해 구리, 알루미늄 등 자동차 부품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것도 새로운 악재였다.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물류 대란이 심화되면서 2019년~2020년 대비 물류 비용은 5배 이상 늘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물류·원재료 비용 부담 확대와 러시아 생산 및 판매 훼손까지 대외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며 "반도체 공급 차질도 장기화되며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의 실적 눈높이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근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완성차에 필요한 니켈, 망간, 리튬, 구리, 알루미늄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비용 부담이 가중됐다. 2차전지 양극재에 필요한 니켈의 경우 지난 8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111% 폭등하며 거래소 측이 거래를 강제 중단·취소할 정도였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양극재는 2차전지 재료 가운데 가장 많은 금속(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철)이 소요되는 재료다. 그런데 양극재의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완성차 업체가 부담하게 돼 있다.
이는 배터리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설정할 당시 금속가격 변동분에 대한 100% 전가를 전제로 계약을 체결한 탓이다. 양극재를 제외한 나머지, 음극재와 전해액 등에 사용되는 금속은 배터리 업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1분기 대외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2분기 이후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정상화될 거란 기대감이 높았으나 전쟁 발발로 이조차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김준성 연구원은 "단기 실적이 악화되도 장기 성장의 밑그림이 구체화된다면 현대차 주가는 오를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진행된 투자자 행사에서도 현대·기아는 의미있는 모빌리티 비전을 공유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대외 제반 악재를 고려해 현대차의 올해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11%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