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K푸드' 이 음료 불티→재고 철수…"현지 '빠꼼이'면 그럴일 없죠"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2.03.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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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아시안푸드커넥트 김효길 대표, 김인근 이사

(왼쪽부터)아시안푸드컨텍트 공동창업자인 김효길 대표, 김인근 이사/사진=이기범 기자 (왼쪽부터)아시안푸드컨텍트 공동창업자인 김효길 대표, 김인근 이사/사진=이기범 기자


"알로에 음료죠."

김치와 불고기,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한국 음식이라면 으레 이 두 가지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뜻밖의 상품명이 나왔다.

고려해운항공 수출업무팀(2009~2011년), 퓨어플러스 해외사업팀장(2011~2015년), 월드푸드서비시즈 공동창업자(2015~2020년)로 활약하다 최근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 아시안푸드컨넥트라는 회사명으로 재창업에 나선 김효길 대표는 누구보다 해외 식품·음료 시장 사정을 훤히 아는 속된 말로 업계 '빠꼼이'(어떤 일에 있어 모르는 것이 없이 훤한 사람)로 통한다.



김효길 아시안푸드컨넥트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김효길 아시안푸드컨넥트 대표/사진=이기범 기자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음료의 약 90%가 알로에 음료이고 미국·유럽 등 안 들어가는 데가 없으며 지난 10년간 이 기록은 깨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만들기 쉽고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먼저 수출에 나선 업체들의 실적이 견고하게 나오자 뛰어드는 업체들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 2년간 너나 할 것 없이 알로에 음료를 팔다보니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고, 코로나19(COVID-19)까지 겹치면서 운송비가 큰 폭으로 오르자 자금 압박에 시달린 업체들이 철수를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워낙 시장이 포화되다 보니까 이젠 재미가 사라진 아이템이 된거죠. 최근 '오징어게임' 열풍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달고나'가 불티 나게 팔리고, 영국 런던 한복판에 한국 분식점에서 떡볶이를 먹겠다고 줄이 길게 늘어서고, 유튜브에선 단연 한국 '먹방'(먹는 방송)이 인기라는데, 뭔가 외국인들에게 더 많은 K푸드를 리스크(위험) 없이 선보일 순 없을까 고민하다가 '푸딜'을 만들게 됐습니다."



'뜻밖의 K푸드' 이 음료 불티→재고 철수…"현지 '빠꼼이'면 그럴일 없죠"
푸딜은 B2B(기업간 거래)용 글로벌 식품 유통 플랫폼으로 현재 베타버전이 개발·운영중이다. 김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식음료에 전문화된 카페24(전자상거래 플랫폼)'다. "해외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국내 제조사들이 우리 플랫폼을 통해 해외 바이어사에 샘플을 보내고 피드백도 받을 수 있죠. 나아가 크라우드펀딩 기능을 탑재해 일반 소비자들도 미리 체험해보고 대량 판매로 이어지는 플랫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안푸드커넥트는 현재 30여 브랜드 및 500종의 상품을 취급중이다.

푸딜의 특징은 수출하고자 하는 현지 시장 정보를 분석해 상품의 최소 선적물량, 예상 마진율 등 세세한 안내까지 해준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유럽 뿐 아니라 브루나이나 나이지리아, 잠비아, 멕시코,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진입장벽이 높아 수출 비중이 낮지만 신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다분한 국가들의 시장 정보까지도 총망라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푸딜 홈페이지 캡쳐푸딜 홈페이지 캡쳐
"현지 통계청 등 정부기관의 정보, 현지 협력(파트너) 유통업체들이 제공한 정보 등을 모아 빅데이터를 만들고 AI(인공지능)가 딥러닝 알고리즘 분석툴을 통해 현지 수출전략을 짜줍니다. 이를테면 A라는 제품을 팔고자 할 때 현재 현지 유통점별 공급가는 얼마인지, 현지 동종(경쟁)제품 가격대는 얼마에 형성돼 있는지, 한달에 얼마나 팔리는지 등의 물동량을 비롯해 현지 소비자들 반응까지 종합 평가해 A사의 B제품이 현지에서 판매하기 적합한 제품인지, 첫 선적에 어느 정도 물량을 실어야 할지 등을 알려줍니다."


김 대표는 이런 정보를 업체들에게 보다 쉽게 알려주기 위해 PFLI(Predictive Food Likeability index·현지 식음료 선호도 예상 지표 및 변동)라는 지수를 자체 개발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일주일 간격으로 업데이트 되는 각국별 최신 데이터를 통해 식품 개발이나 유통·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 만큼 다양한 K푸드의 '데뷔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근 아시안푸드컨넥트 이사/사진=이기범 기자 김인근 아시안푸드컨넥트 이사/사진=이기범 기자
김 대표와 30년지기로 서울 문화홍보원 홍보영상본부장으로 일했던 김인근 씨는 공동창업자로 뜻을 맞춰 푸딜 서비스 설계를 책임지고 있다. 김 이사는 "현지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신제품 테스터마켓을 구축해 수출·유통뿐만 아니라 마케팅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구축 중"이라며 "향후 해외 신시장의 특색있는 식품을 수입해 한국에서 마켓테스트하는 영업도 함께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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