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TSMC가 오는 3분기부터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기존 보다 10~20%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미 전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발표해 올해 1분기부터 적용해 온 TSMC가 단행한 추가 가격 인상이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파운드리 서비스)가격 상승 압박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레거시(성숙) 공정으로 불리는 8인치(200mm)의 경우 12인치(300mm)보다 수익성이 다소 낮아 추가 증설 투자 등이 보수적인 탓에 수급 불균형이 상대적으로 심한 편이다.
업계는 파운드리 업계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위 TSMC의 가격 인상으로 시장가 자체가 높게 형성되면 후발주자들도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이 8인치 파운드리를 공급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을 즉각 반영해 가격을 올린다기보다는 높은 시장가가 형성되면 이에 따라가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8인치가 활황이다보니 가격 오름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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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반도체 공급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품인 자동차 반도체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과 가전·TV·IT 기기에 쓰이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아날로그 반도체가 8인치 기반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스마트폰을 예시로 들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며 "로직IC가 올해 5~12%오르면 중급 스마트폰은 6~14%, 저가형 스마트폰은 8~17% 가격 인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더 싼 제품일 수록 BOM(자제명세서)에서 반도체 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만큼 TSMC가 가격을 올렸다고 다른 업체들도 당장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원가가 오른만큼 다음 계약에서 가격을 올릴 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