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가격 인상 신호탄에 삼성·SK도?…스마트폰·자동차값도 뛰나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2.03.1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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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가격 인상 신호탄에 삼성·SK도?…스마트폰·자동차값도 뛰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대만의 TSMC가 칩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삼성전자 (55,900원 ▼700 -1.24%)SK하이닉스 (201,000원 ▲2,800 +1.41%) 등 국내 업체들도 가격을 따라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운드리 가격이 오르면서 완성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TSMC가 오는 3분기부터 8인치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기존 보다 10~20%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미 전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발표해 올해 1분기부터 적용해 온 TSMC가 단행한 추가 가격 인상이다.



파운드리 업계는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에 따라 웨이퍼가격과 반도체 장비 등 원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리콘 웨이퍼 업계 글로벌 1위와 2위인 일본의 신에츠 화학과 섬코가 지난해 20%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올해 초에는 대만의 FST와 웨이퍼웍스가 10%에서 최대 30% 웨이퍼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파운드리 서비스)가격 상승 압박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이 14조7811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4.57% 늘었다. 웨이퍼가 기존 2조314억원에서 2조 3132억원으로, 웨이퍼 가공에 쓰이는 화학물이 1조5306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증가했다. 기타 원재료도 8조3032억원에서 10조7074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레거시(성숙) 공정으로 불리는 8인치(200mm)의 경우 12인치(300mm)보다 수익성이 다소 낮아 추가 증설 투자 등이 보수적인 탓에 수급 불균형이 상대적으로 심한 편이다.

업계는 파운드리 업계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위 TSMC의 가격 인상으로 시장가 자체가 높게 형성되면 후발주자들도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이 8인치 파운드리를 공급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을 즉각 반영해 가격을 올린다기보다는 높은 시장가가 형성되면 이에 따라가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8인치가 활황이다보니 가격 오름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TSMC 가격 인상 신호탄에 삼성·SK도?…스마트폰·자동차값도 뛰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등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가격 인상에 거부감을 가지는만큼, 파운드리 업계들도 수익성이 높은 12인치에선 자체 비용절감에 집중하고 원가 상승 비용은 레거시 공정인 8인치에 부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TSMC도 이번에 8인치 공정을 콕 집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현재 반도체 공급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품인 자동차 반도체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과 가전·TV·IT 기기에 쓰이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아날로그 반도체가 8인치 기반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스마트폰을 예시로 들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며 "로직IC가 올해 5~12%오르면 중급 스마트폰은 6~14%, 저가형 스마트폰은 8~17% 가격 인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더 싼 제품일 수록 BOM(자제명세서)에서 반도체 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만큼 TSMC가 가격을 올렸다고 다른 업체들도 당장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원가가 오른만큼 다음 계약에서 가격을 올릴 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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