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시대 끝났다고?…그래도 산다면 애플·MS·알파벳 중 뭐? [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3.1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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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또 2.18% 추락했다.

이로써 나스닥지수의 올들어 하락률은 18.4%로 커졌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19일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 16057.437에 비해선 20% 하락해 침체장에 빠졌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최고경영자)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최고경영자)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기술주 장기 상승세 끝났나
이런 가운데 모간스탠리에서 신흥시장 투자 대표 겸 수석 글로벌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는 루치르 샤르마는 지난 2월28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2020년대 최고의 투자는 기술주를 팔고 원자재를 사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그는 최근 기술주 약세와 원자재주 강세는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주와 원자재주가 역사적으로 서로 상반된 사이클을 보여왔다며 기술주가 오를 때 원자재주는 떨어지고 기술주가 위축될 때 원자재주는 팽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원자재주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강세를 계속하며 1980년대 정점에서는 미국 전체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했다. 반면 당시 기술주 비중은 20%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추세가 바뀌면서 2000년에는 기술주가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커졌다. 반면 원자재주는 10%로 위축됐다.

기술주는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일시적으로 붕괴됐으나 금세 상승세를 회복해 현재 전체 시총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원자재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샤르마는 198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이어져온 기술주 약진과 원자재주 위축의 시장 구조가 이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적자기업의 시총이 26억달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85%가 기술주라는 점도 지적했다.

여전히 기술주가 좋다면 대안은?
기술주 시대 끝났다고?…그래도 산다면 애플·MS·알파벳 중 뭐? [서학픽]
샤르마의 분석이 정확하다면 투자자들의 사고방식은 구조적으로 변해야 한다. 하지만 한 사람의 전망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 전체를 뒤흔든다는 것도 모험이다.

특히 기술주가 이미 많이 급락한 만큼 지난 40여년간의 역사를 돌아볼 때 기술주에 대한 저가 매수 유혹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기술주에 불리한 환경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기술주 매수가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기술주 조정이 본격화한 올초부터 기술주를 저가 매수해온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폭만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종목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알파벳이다.

주식 리서치 회사인 아레테 리서치의 창업자이자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크레이머는 지난 9일 CNBC에 출연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알파벳은 올들어 나스닥지수 대비 덜 떨어졌는데 이는 시장이 현금흐름이 뚜렷한 기업으로 도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이머는 "이 3개 종목은 지난해 매출액이 8000억달러, 영업이익이 2670억달러, 현금흐름이 2270억달러에 달했다"며 "현금흐름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마법의 단어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주 시대 끝났다고?…그래도 산다면 애플·MS·알파벳 중 뭐? [서학픽]
그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안정성이 매우 높아 장기로 가져가야 할 자산"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 금액은 마이크로소프트의 1년 현금흐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을 기다리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또 다른 700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쓰거나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데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IT(정보기술) 소프트웨어나 사이버 보안, IT 서비스 회사를 인수하기는 어렵겠지만 게임이나 메타버스 분야에서 추가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월초 AI(인공지능) 음성인식 회사인 197억달러 규모의 뉘앙스 커뮤니케이션 인수를 완료해 헬스케어와 메타버스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균형을 이루고 있는 3개의 사업 부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구조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됐다. 오피스 제품과 전문직 네트워킹 플랫폼 링크드인의 구독 서비스를 주축으로 하는생산성 & 비즈니스 프로세스, 애저(Azure)로 불리는 클라우드 서비스, PC 운영체제(OS)인 윈도와 게임사업인 X박스 등을 총괄하는 더 개인화된 컴퓨팅 부문이다.

회계연도 2022년 2분기(지난해 10~12월) 기준으로 매출액 비중을 보면 클라우드가 35%로 가장 크고 더 개인화된 컴퓨팅이 34%, 생산성&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31%였다. 3가지 사업이 거의 3분의 1씩을 점하며 균형이 잡힌 모습이다.

이 가운데 가장 고성장하는 분야는 클라우드로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2022년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었다. 생산성 &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은 19.3%, 더 개인화된 컴퓨팅 부문은 15.5% 증가했다.

기술주 시대 끝났다고?…그래도 산다면 애플·MS·알파벳 중 뭐? [서학픽]
마이크로소프트는 영업이익 비중도 클라우드(37%). 생산성 & 비즈니스 프로세스(35%), 더 개인화된 컴퓨팅(29%)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OS나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독점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이익률은 5년 전 30%에서 지난해 말 44%로 확대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가장 고성장하는 사업 부문인 클라우드 시장에서 1위 업체인 아마존과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는 3위 업체인 구글 사이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키워 입지를 넓힐 것인가가 단기적으로는 가장 큰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빅테크 중에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뿐이다.

회계연도 2022년 배당금은 주당 2.48달러로 2월, 5월, 8월, 11월에 나눠 지급한다. 현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0.88%다.

이는 애플의 주당 배당금 0.88달러와 배당수익률 0.56%에 비해 높은 것이다.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메타 플랫폼 등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미국 시총 1, 2, 3위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중에서 올들어 주가 하락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컸다.

나스닥지수가 올들어 18.4% 하락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17.5% 떨어졌고 애플은 13.2%, 알파벳은 11.2% 내려갔다.

그렇다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밸류에이션은 어떨까. 나스닥 시장정보에 따르면 올해 6월말까지 연간 EPS(주당순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30배이다.

PER을 EPS 증가율로 나눈 PEG(주가수익비율 대비 이익 증가율)는 2.41배이다. EPS 증가율에 비해 PER이 2.41배 높다는 뜻이다.

애플은 올해 EPS 전망치 기준 PER이 25.12배이고 PEG는 2.01배이다. 알파벳은 선행 PER이 22.05배, PEG가 1.11배이다. 밸류에이션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높고 알파벳이 가장 저평가됐다고 할 수 있다.

한편, Y차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3년간 PER은 24.19배에서 39.41배 사이에서 움직였다. 현재 PER은 중간 수준을 약간 밑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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