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애플에 왕좌 내줄 수도...'갤럭시 위기, 심상치 않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2.03.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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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위기의 갤럭시]①'30%' 깨진 삼성, 턱밑 추격한 애플

편집자주 GOS 사태로 갤럭시가 신뢰의 위기에 봉착했다.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삼성폰의 점유율은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는 중국산 후발주자에 추격당하는 양상이다. 지난 10년간 안드로이드폰의 맹주이던 삼성의 위상도 흔들린다. 삼성 스마트폰이 직면한 위기상과 해법을 짚어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2' 시리즈가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 제품이 놓여져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삼성전자의 '갤럭시 S22' 시리즈가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 제품이 놓여져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삼성전자 (73,500원 0.00%)의 '갤럭시 신화'가 흔들린다. 최근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발 강제 성능저하 논란은 플래그십 모델 S시리즈를 비롯한 갤럭시의 신뢰도에 깊은 생채기를 냈다. 더 큰 문제는 갤럭시의 부진이 '단발성 사건'이 아니란 점이다. 7년 연속 버텼던 30%대 점유율이 지난해 무너졌고, 경쟁사 애플은 이제 턱밑까지 쫓아왔다. 한국의 핵심 수출품이란 점에서 갤럭시의 위기는 국가 경쟁력에도 적잖은 불안 요소가 될 전망이다.

15일 IT 통계 전문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 휴대폰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7.79%로 나타났다. 전세계 제조사 중 1위는 여전했지만 2위 애플(27.34%)과의 격차는 불과 0.45%포인트(p)에 불과했다.



삼성은 갤럭시 S4가 출시됐던 2013년 같은 조사에서 25.47%를 기록해 애플(24.01%)과 쇠퇴기조가 역력했던 노키아(21.4%)를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4년(32.26%)부터 2020년(30.59%)까지 줄곧 30%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다시 20%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수년 간 전세계에서 갤럭시를 손에 쥔 사람이 3명 중 1명 꼴이었다면, 이제는 4명 중 1명이 된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됐던 2016년 19.29% 점유율로 삼성과의 격차가 13.09%p까지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이제는 사실상 1·2위 구분이 무의미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올 들어 2월 기준으로는 삼성이 27.5%, 애플이 28.81%로 오히려 1·2위가 자리를 바꿨다. 월간 데이터는 신제품 출시 시기 등에 좌우를 받는 만큼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지속되는 갤럭시의 하락과 아이폰의 상승 추세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9년만에 애플에 왕좌 내줄 수도...'갤럭시 위기, 심상치 않다'
특히 '점유율'은 삼성이 애플에 결코 내줄 수 없는 지표다. 갤럭시는 S와 노트, 폴더블폰인 Z 시리즈까지 프리미엄폰 뿐만 아니라 A와 M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을 고루 갖췄다. 시장조시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가장 많이 팔린 갤럭시는 S 또는 Z가 아니라 A12 모델로 전체 갤럭시 판매량의 20%에 달하는 수치였다. 반면 아이폰은 대중적인 가격의 아이폰SE 3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프리미엄폰이다. 이 때문에 매출과 이익률 측면에선 줄곧 삼성전자를 압도해 왔다.

애플의 지난해 (2020년10월~2021년9월) 매출은 3658억달러(455조 1200억원), 영업이익은 1089억달러(136억 5700억원)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30%에 육박한다. 특히 애플의 전체 매출 중 아이폰(1920억달러)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반면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은 279조6048억원, 영업이익은 51조633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8.4%였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 중 휴대폰을 포함하는 IM부문 비중은 39.1%였다.


결국 두 회사의 점유율이 비슷해졌다는 것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S와 Z 등 프리미엄폰 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에서 수많은 중저가폰을 팔고도 애플에게 점유율 측면에서 밀리고, 프리미엄폰 시장에선 애플을 추격하기는 커녕 오히려 주도권을 내주는 상황에 처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 갤럭시의 위기를 '심상치 않다'고 보는 이유다.

프리미엄급에선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폰에는 중국업체에 추격당하는 이른바 '샌드위치' 위기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갤럭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로 지목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장기간 무선사업부 경영진단을 수행한 건 삼성전자 스스로도 위기의식이 크다는 증거"라며 "과거 글로벌 1위 노키아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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