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까지만 해도 참좋은여행의 패키지상품 선구매 등을 통해 이달 21일 이전 출발을 예정했던 고객 1000여명의 일정은 모두 취소·연기된 상태였다. 코로나 피로감으로 해외여행심리가 커진 것과 반대로 입국자 자가격리 조치가 걸림돌이 되며 실질적인 여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기회를 재고 있던 여행객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중대본 발표 당일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려 설명하자 대부분의 고객이 잔금을 납부하고 여행을 떠나겠단 의지를 보였다"며 "그간 여행일정을 계속 취소해오다 유럽, 터키 일정은 상황을 지켜보며 유보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여행제한이 풀려 일정을 준비하고 있던 여행객들이 채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여행사를 비롯해 여행업계 전반에서도 훈풍이 불고 있다. 여행사들은 해외여행 향수가 큰 지역인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일수출규제 갈등으로 3년째 닫혀있는 일본노선도 여행객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현지 네트워크 복구여부, 줄어든 항공노선 및 러시아발 유가상승 압박 등의 외생변수가 있지만, 현 상황대로면 평년의 50%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여기선 격리해제, 저기선 여행자제

특별여행주의보는 긴급한 위험이 있을 경우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이상과 3단계(철수권고) 이하에 준하는 경보를 발령하는 것이다. 외교부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발생한 2020년 3월부터 2년째 이를 유지하고 있는데, 방역당국이 사실상 해외여행을 허용한 상황에서 또 다시 여행경보를 연장했다.
업계와 일부 여행객들은 혼란스럽단 반응이다. 여행자제령에도 일정을 강행할 경우 여행사는 물론 여행객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참좋은여행은 프랑스 파리와 근교도시 일주 상품 진행을 확정했다가, 외교부 여행주의보 지침 연장으로 취소하기도 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정부의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로 미국령 사이판의 여행이 재개됐을 당시에도 이 지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해제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버블을 맺은 곳에도 여태 특별여행경보가 발효되는 등 부처 간 혼선이 이어져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여행 정상화를 위해 이 부분이 다듬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행경보 역시 서서히 해제될 조짐이다. 한국여행업협회가 최근 외교부를 방문해 여행경보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당국도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내달 중 글로벌 코로나19 동향과 국내 방역정책 변화 등을 고려해 특별여행경보를 통상적인 각 국별 경보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