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들어가는 KB生·푸르덴셜···업계 미치는 영향은?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2.03.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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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금융그룹/사진제공=KB금융그룹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내년 초 완전 통합하기로 함에따라 생명보험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자산규모가 크거나 점유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B금융그룹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KB금융은 14일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합생명보험사 사명은 하반기 중 의견수렴을 거쳐 정하고 내년초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자산 약 35조원 규모의 생보사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KB생명 자산은 11조원, 푸르덴셜생명이 24조원 규모다. 다만 35조원의 자산 규모는 업계 8위권 수준으로 당장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생보사들은 보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생명 자산 306조원에 비하면 10분 1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128조원, 교보생명 117조원 등과 비교해도 적고 경쟁그룹 소속의 신한라이프 71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보의 주력 사업도 확연히 구분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전속설계사와 GA(독립법인대리점) 영업채널에 강점이 있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대졸 설계사들을 중심으로 종신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반면, KB생명은 온라인 채널 중심의 국민은행 기반 방카슈랑스 중심 영업에 집중해 왔다. 합병을 한다고 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 크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다만 KB금융이 가장 약한 금융업권인 생명보험 영역을 보강하고자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던만큼 통합 생보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업계의 '메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융그룹 라이벌인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신한생명과 인수를 통해 품은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해 자산규모 4위의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킨 점도 KB금융의 통합 생보사 지원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고액자산가들과 법인들에게 맞춤형 종합잔산관리를 해 주는 '스타WM(Wealth Manager)' 그룹 규모를 대폭 확대했는데, KB금융이 가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이후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이 단행될 경우 빠르게 자산규모와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권의 시각이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점유율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자 비즈니스 모델도 확연히 달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긴 하다"면서도 "데이터와 자본이 투자되고, 내부 경쟁까지 더해진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커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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