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슈퍼 주총데이'는 29일…이날 하루 500개 넘게 '쏠린다'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3.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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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9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T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지난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9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T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올해도 3월 특정 날짜에 주총이 한꺼번에 열리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 현상이 반복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3일 기준 오는 29일에 정기 주총을 열겠다고 한 12월 결산 상장사는 총 544곳이다. 이날에는 LG (75,500원 ▼700 -0.92%), SK (155,500원 ▼1,300 -0.83%), 기아 (110,400원 ▼1,800 -1.60%), 카카오 (48,600원 ▼500 -1.02%), 한화 (26,100원 ▼150 -0.57%), 두산중공업 (14,690원 ▼210 -1.41%), 넷마블 (57,000원 ▲900 +1.60%), 경동제약 (6,260원 ▲10 +0.16%) 등이 주총을 개최한다.



또 25일에는 SK텔레콤 (50,100원 ▼600 -1.18%), 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 금호석유 (117,100원 ▼1,100 -0.93%)화학, KB금융 (63,700원 ▼300 -0.47%)지주, 오뚜기 (395,500원 ▲3,500 +0.89%), 우리금융지주 (13,540원 ▲40 +0.30%), YG엔터테인먼트, 골프존 (81,700원 ▲300 +0.37%), 웹젠 (17,200원 ▲440 +2.63%)
등 상장사 464곳이 정기 주총을 연다. 24일에는 262곳, 28일 333곳, 30일 354곳, 31일 389곳 등이 주총을 계획 중이다.

주주총회 소집 공고는 총회 2주 전까지 공시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 초까지 추가 기업을 포함하면 28∼31일 주총 개최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고질적인 쏠림 현상은 매해 반복적으로 벌어진다. 2020년 국회 입법조사처의 '상장회사 정기주총 관련 주요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3월 하순(21일~31일) 주총을 여는 상장사 비중은 △2015년 69% △2016년 77% △2017년 86.5% △2018년 90.1% △2019년 90.4%로 점차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주총이 몰리는 시기를 '주총 집중 예상일'로 정해 이날을 피해서 주총을 잡도록 유도하는 '주총 분산 자율 준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주총 분산 자율 준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은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 공시우수법인 평가 가점,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수수료 감경 등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이같은 프로그램 시행에도 주주총회 분산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주주총회 전 감사보고서·사업보고서를 미리 제출해야 하고 주총 개최 일정 등을 고려하다보니 준비 시간이 촉박해 3월 말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개정 상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4월에도 정기 주총을 개최할 수 있게 됐지만 올해 4월 주총을 개최하기로 한 회사는 아직 미창석유공업(9일)·STX중공업(9일) 등 2개사에 불과하다. 4월에 주총을 개최하려면 정관 변경을 통해 의결권 행사 기준일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같은 준비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주주총회가 3월 말에 몰리다보니 코스닥협회 등에서는 전자투표를 통한 비대면 투표를 유도하고 있다. 전자위임장을 통한 의결권 대리 행사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겪는 불편은 줄어 들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주들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위해서는 주주분산 프로그램이 더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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