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사진제공=넷플릭스
연상호가 이후 낸 작품들도 마찬가지의 결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뿌리로는 지극한 현실주의를 담고, 좀비나 초능력, 지옥의 사자와 같은 환상으로 화려한 곁가지를 친다. 서양학을 전공한 예술학도인 만큼, 작품 속에서 펼쳐내는 그의 세계관은 비상한 창작력과 만나 '예술성'을 동시에 품는다. 대중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지점도 이것이다. 분방하지만 사려 있는 예술가의 상상력. 연상호의 이 예술가적 기질은 때때로 '방법: 재차의' '염력' 등 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차원적인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지옥'과 같은 작품으로 재차 자신의 특별함을 증명한다.
사진제공=티빙
OTT 입장에서도 연상호는 최적의 파트너이다. 플랫폼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장르물에 최적화 돼있고, 최대한 창작자에게 자율성을 실어주는 OTT 특성 상 믿고 맡길 수 있는 네임벨류가 있다. 실험적일 수 있으나 결코 허튼 이야기는 하지 않는 만큼 대중성과 작품성 둘 중 어느 쪽이건 간에 구독자들의 신뢰를 허물 일이 없다. 티빙은 이러한 연상호의 이점을 활용해 두 작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 구교환 주연의 '괴이'로는 극본가로, 김동욱 주연의 '돼지의 왕'은 원작자로 참여한다. 감독이 아닌 연상호라는 네임벨류 자체가 대중의 두터운 신뢰가 따르기에 전략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다.
제작진은 '괴이'에 대해 "연상호 작가의 한계 없는 상상력이 또 하나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부산행' '지옥' 등으로 이미 입증된 스토리텔러로서의 그의 능력은 '괴이'에도 마찬가지의 기대감을 심어 준다. OTT를 만난 연상호는 하나의 포지션에 머물지 않고 두루 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대를 앞서간 연상호가 OTT로 보여주고 있는 다자 행보는, 한국 창작자들의 좋은 표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