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사내이사 1석 우리 몫"…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과 표대결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3.1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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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정기주총, 양측 각각 사내이사 추천
소액주주, 기존 사외이사 해임도 추진

"빈 사내이사 1석 우리 몫"…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과 표대결


헬릭스미스 경영진과 소액주주들이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맞붙는다. 전임자 임기만료로 공석이 된 사내이사 1석을 두고 각각 후보자를 추천했다. 소액주주들은 기존 사외이사 2명을 해임하고 동시에 새로운 사외이사 2명을 추천하기도 했다.



헬릭스미스 (4,410원 ▲170 +4.01%)는 정기 주총에 박영주 임상개발부문장 겸 미국법인장을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11일 밝혔다. 박 법인장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통계역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 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줄곧 근무한 전문가다. 1996년부터 20년간 글로벌 제약기업 MSD와 사노피에서 임상시험기획, 데이터관리, 생물통계학, 안전성관리, MW, 글로벌 임상관리 등 임상개발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글로벌 R&D조직의 한국 수장을 약 10여년간 맡으면서 인사, 예산기획 및 집행, 조직관리에 대한 경험도 쌓았다.

헬릭스미스에는 2020년 합류했다. 이후 김선영 대표와 임상부문 특히 미국 임상시험을 이끌어왔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박 법인장은 현재 미국, 한국, 인도의 임상을 총괄하고 임상부문 내 별도의 재무회계 기능을 구성해 경비의 효율성, 투명성을 향상시키는 등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미국 임상시험은 그 운영과 기준 및 분류체계가 매우 복잡해 글로벌 임상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재무회계 전문가여도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유승신 대표도 "헬릭스미스 예산의 50% 이상을 임상 직접 비용으로 사용하고 공정, 품질, 연구 등 관련 부문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이 70%가 넘는다"며 "박 법인장은 20여년간 글로벌 제약사, 벤처기업 등에서 임상개발에 관여해왔고 관련 예산의 기획과 집행 그리고 그 관리에도 뛰어난 식견을 갖추고 있다. 사내이사로서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추천 사유를 설명했다. 박 법인장이 사내이사가 되면 헬릭스미스 여성 임원은 총 2명으로 늘어난다.

이날 주총에는 박 법인장 사내이사 선임 외에도 사외이사 노대래(전 공정거래위원장)·차란짓분트라(옥스포드대학교 교수) 해임, 사내이사 박재석 선임, 사외이사 최경준(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김호철(법무법인 현진 대표변호사) 선임 등의 안건이 올라왔다. 소액주주 측에서 상정한 안건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과반을 소액주주 측 인사로 채우기 위한 안건을 상정하겠단 계획을 일찌감치 밝혀왔다. 임기만료로 빈 사내이사에 소액주주측 인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 2인을 소액주주 측 인사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작년 김훈식·최동규 사내이사를 포함해 헬릭스미스 이사회 구성원 8명 중 5명이 소액주주 측 인사가 된다. 이후 이사회에서 김선영 대표·유승신 대표의 대표이사직을 박탈해 경영은 소액주주 측 대표이사가, 임상은 김 대표가 맡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헬릭스미스와 소액주주들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소액주주들이 반년 만에 사측과 전쟁에 나선 건 경영진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고 봐서다. 소액주주 측은 온라인 카페에 게시글을 올려 "경영진 퇴출 실패로 끝난 다음날부터 주가가 전환사채 리픽싱 하한가인 2만1229원보다 800원 높은 가격까지 떨어졌다"며 "2만1229원으로 리픽싱이 됐을 경우 전환사채는 100만주에 가까운 주식으로 전환돼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이 전횡을 휘둘러도 해임이 불가능해진다"고 배경을 밝혔다.

회사 측은 임상 성공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현 경영 체제에 힘을 실어달라는 입장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회사 구조의 개선과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과 신뢰도 제고는 물론 엔젠시스 개발의 추진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혁신 유전자치료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총체적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연내 다수 임상 결과 발표도 앞뒀다는 설명이다.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엔젠시스'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의 글로벌 3-2상 중간결과, 국내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엔젠시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으로 불림) 임상 2상 결과, 코로나19 천연물 치료제로 개발 중인 '타디오스' 임상 결과 등이 그것이다. 또 2023년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유전자·세포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본격화한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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