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얀센·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지난 2월 한 달 간 ADC 기술 인수에만 32억8600만 달러(약 4조원)를 사용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linker)와 페이로드(payloads)로 구성된다. 페이로드는 항체에 붙여지는 항암 약물을 가리킨다. 항체와 페이로드를 얼마나 견고하게 붙잡아 둘 수 있는지 결정하는 링커 기술이 ADC 치료제 개발의 핵심이다.
일라이 릴리도 지난달 15일 이뮤노젠의 ADC 기술을 들여왔다. 계약 규모는 17억달러(약 2조1000억원)다. 마크로제닉스는 5억8600만달러(7200억원)에 시나픽스 ADC 기술을 도입했다. 시나픽스가 보유한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활용해 최대 3개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처럼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이유는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시장조사 기업 코텔리스에 따르면 ADC 항암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0억달러(약 6조1000억원)였다. 오는 2027년에는 최대 190억달러(약 23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ADC 항암제는 대부분 혁신신약,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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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중에서는 다음 달 8일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에서 ADC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레고켐바이오와 지놈앤컴퍼니가 주목받는다.
레고켐바이오는 대표적인 국내 ADC 기술 업체로 개선된 링커 기술인 콘쥬올(ConjuALL)을 보유 중이다. 지난 2020년에는 ADC 기술이 적용된 'LCB73'을 포함해 4번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해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미국암연구학회에서는 Trop-2을 타깃하는 ADC 후보물질 'LCB84'의 전임상 결과를 최초로 공개한다. Trop-2는 삼중음성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췌장암 등 고형암 세포 표면에 과발현하는 단백질이다. 그러나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트로델비(Trodelvy·사시투주맙) 외에는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을 정도로 Trop-2를 타깃하는 항암제 개발은 어렵다.
Trop-2 타깃 항암제의 파이프라인 잠재적 가치는 매우 높다. 다이이찌산쿄는 지난 2020년 ADC 후보물질 'DS-1062'를 아스트라제네카에 6조5000억원으로 기술이전했다. 트로델비도 본래 이뮤노메딕스가 개발한 것으로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8조원에 인수했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LCB84를 자사에서 임상을 개시하고 기술이전 할 경우 그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 LCB84 동물 실험 결과에서 트로델비 또는 DS-1062 대비 유사 또는 우수한 효과를 발표한다면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고무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놈앤컴퍼니도 이번 학회에서 디바이오팜과 공동 개발 중인 ADC 후보물질 'GENA-111'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GENA-111은 지놈앤컴퍼니 신약 개발 플랫폼 지노클(GNOCLE)과 디비아이오팜의 멀티링크(Multilink) 기술을 접목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양사는 지난해 2월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며 이번 학회에서 첫 전임상 데이터 공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