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X생명과학, 적자 끊을까…차남, 최대주주→등기임원 예고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3.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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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화 그린케미칼 대표, 사내이사 신규선임 예정

양규모 KPX그룹 회장 차남 양준화 그린케미칼 대표가 이번에는 KPX생명과학(KPX라이프사이언스)에 등기임원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개인회사 등을 통해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영향력을 높여온 회사다. 이같은 재정비가 실적부진을 겪고있는 KPX생명과학의 재도약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PX생명과학 (2,050원 ▲50 +2.50%)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준화 그린케미칼 (7,350원 0.00%)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양 대표는 형인 양준영 KPX홀딩스 (57,200원 0.00%)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지난해 5월부터 KPX생명과학 미등기임원(비상근)으로 이름을 올려왔다. 직위는 사장이다.



KPX생명과학 측은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전문적 의견 제시를 통해 당사의 지속적인 발전 및 회사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통해 내부 구성원들의 통합을 위한 지도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고 했다. 양 대표가 이번에 등기임원이 되면 이후 대표이사에 오르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KPX생명과학에 양 대표 영향력이 강해진 건 작년부터다. 양 대표가 경영을 맡은 그린케미칼과 지분 100%를 보유한 부동산 임대업체 관악상사가 지난 5월 KPX홀딩스가 보유하던 KPX생명과학 지분 21%를 나눠 매입했다. 그린케미칼은 양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총 56.79% 지분을 보유 중인 회사이기도 하다. 보유 지분은 개인회사 관악상사와 건덕상사를 통해 37.07%, 직접 보유 19.7%다.



이후 그린케미칼은 KPX생명과학 보유 지분을 늘렸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23차례에 걸쳐 KPX생명과학 주식 총 60만주를 장내 매수한 것이다. 그 결과 그린케미칼이 보유한 KPX생명과학 지분율은 작년 6월 말 8%에서 현재 12%로 4%포인트 올랐다. 관악상사 몫까지 합산하면 KPX생명과학 특수관계인 지분 총합은 21%에서 25%가 됐다.

이러한 변화들은 KPX그룹 장·차남 간 계열분리에 의한 것이다. 수년 전부터 양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KPX홀딩스 지분을, 양 대표는 그린케미칼 지분을 늘려왔다. 이 과정에서 KPX홀딩스는 그린케미칼 지분을 양 대표와 그의 개인회사에 전량 매각하고 양 대표 측은 KPX홀딩스 지분을 모두 매도했다. KPX홀딩스가 KPX생명과학 지분을 돌연 60%에서 21%로 줄이기도 했다.

지분에 이어 양 대표의 보다 적극적인 경영활동이 예고되면서 올해 KPX생명과학이 실적부진 고리를 깰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KPX생명과학은 원료의약품 및 의약품 중간체를 위탁생산(CMO)해 공급하는 회사다. 원료의약품은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원료 물질을, 의약품 중간체는 의약품 합성에 필요한 중간 물질을 가리킨다.


KPX생명과학, 적자 끊을까…차남, 최대주주→등기임원 예고


최근 수년간 KPX생명과학은 실적부진을 겪어왔다. 2020년 매출은 246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고 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1년에도 매출은 253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적자 46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재고자산평가손실, 무형자산 상각비 등 증가로 매출 대비 매출원가가 크게 늘어서다. 매출도 2012년 542억원과 여전히 차이가 컸다.

그러나 KPX생명과학은 시장 자체의 전망은 밝다고 보고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CMO 시장은 2019년 이후 연평균 6% 성장해 2025년 1621억달러(약 199조원)가 될 전망이다. 이중 원료의약품 및 의약품 중간체의 시장 비중이 70% 이상이라는 게 KPX생명과학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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