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자 브라질 펀드 뜬다?…원자재값 급등에 쌈바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3.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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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마이너스 행진 중인 해외펀드들…브라질 펀드는 20%↑

러시아 지자 브라질 펀드 뜬다?…원자재값 급등에 쌈바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증시가 휘청이고 있는 상황에서 브라질 펀드가 질주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러시아가 경제재를 받으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덕분이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하는 브라질 주식형 펀드의 지난 3개월 기준 수익률은 21.1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 펀드가 -63.10%, 중국 펀드가 -13.08%, 미국 펀드가 -8.02%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익률이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신한더드림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수익률이 22.94%로 가장 높다. 이후 '신한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1)'가 22.82%,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클래스'가 22.19% 순이다.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P',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 모두 2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브라질 펀드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두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맥을 못췄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를 상쇄하듯 질주하고 있다. 분위기가 바뀌게된 뛴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다. 원유·농산물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일어나면서 관련 원자재 가격은 치솟고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119.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7일 91.32달러 대비 30.75%오른 수치다.


지난 4일 소맥(밀) 가격은 톤당 492.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옥수수 가격은 톤당 300.8달러로 사상 최고치인 327.3달러에 근접했다. 대두 가격은 톤당 615.1달러로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인 651.1달러에 다가섰다.

이 때문에 대표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 증시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은 철광석, 대두, 원유 등을 주로 수출하고, 시장 대표 지수인 베스파지수에서 소재, 에너지 업종의 비중이 40%를 차지할 정도로 원자재 강국이다.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받는 것 역시 브라질 펀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통상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데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받게되면서 자금이 브라질 펀드에 쏠리게 된 것이다.

고정석 신한자산운용 매니저는 "브라질 펀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혜를 가장 많이 보고 있다"며 "동유럽 국가 리스크와 선진국 시장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브라질 시장이 회피처로 떠오르면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브라질의 원자재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철광석 펠릿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유럽 철강사들은 브라질산 펠릿 비중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며 "높은 프리미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브라질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재정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박민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올해 예산안을 승인하면서 재정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통과된 예산안은 시장 우려보다 재정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라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브라질 펀드가 계속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 매니저는 "단기적으로는 현 상태를 유지하지만 러시아 경제 제재 강도가 약해지거나 관련 뉴스만 나와도 원자재 가격이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브라질의 경우 에너지와 소재 기업 비중이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견딜 수 있다"며 "여전히 브라질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요인이 더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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