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3개월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7.22% 상승한 톤당 50271.5달러를 기록했다. 역사상 최고 상승폭을 기록하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이 우려되서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데 러시아가 글로벌 니켈 시장의 주요 공급국이다. 팔라듐, 천연가스 등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대러시아 금융, 무역제재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원자재 몸값이 더 올라가고 있다.
'고공행진' 원자재…개미들 "탑승할까? 말까?"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이를 재료로 쓰는 2차전지, 반도체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금, 은, 원유 등 원자재와 관련된 ETF, ETN 상품들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국내에서 유일하게 팔라듐 선물에 투자하는 KBSTAR 팔라듐선물(H) (5,245원 ▲225 +4.48%) ETF는 지난 7일 전 거래일 대비 13.73% 증가한 1만8020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도 17억3360억원으로 전 거래일 보다 약 125.03% 늘었다.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1,194원 ▲57 +5.01%)도 같은날 전 거래일 대비 34.61%의 수익률을 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원자재 ETF, ETN 등에도 자금이 유입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원자재 ETF 중 운용 자금이 가장 많은 '인베스코 원자재 파생상품 액티브 ETF(PDBC)'는 지난 2월1일(현지시간)부터 3월7일까지 22.96% 상승했다. 비철금속 선물 가격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DB 베이스메탈 펀드(DBB)'도 같은 기간 동안 15.38%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S-Oil (58,900원 ▲1,500 +2.61%), 흥구석유 (14,980원 ▲380 +2.60%), 한국석유 (16,710원 ▲330 +2.01%) 등의 정유주가 대표적이다. S-Oil (58,900원 ▲1,500 +2.61%)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별 군사작전'을 시행하기 바로 전날인 지난달 23일보다 13.02% 올랐다. 또 구리 가격 상승에 따라 향후 제련, 전선 사업을 진행하는 LS그룹주(LS (102,200원 ▲500 +0.49%), LS ELECTRIC (145,200원 ▲4,700 +3.35%), LS전선아시아 (24,900원 ▲1,050 +4.40%))도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S 계열사는 구리,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기업인데 주가는 원자재 가격에 역행하고 있어 저평가 매력이 크다"며 "구리 가격이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고 LS전선, LS전선아시아, I&D, 동제련, LS메탈 등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앞으로 유가,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할 수 있는 전망도 나오지만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자재 투기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전 상황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하는 유가 등의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들을 추격 매수하기 보다 리스크를 관리하는 걸 권한다"며 "원자재를 투자하더라도 펀더멘털보다 가격이 덜 반영된 구리 등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했다.